#아니타의#그린리포트
최근 뜨는 #로컬브랜딩 은 #지속가능성 과도 깊은 관련이 있어요.
특히 #식품 에 있어선 더더욱 주목되는 트렌드죠.
유럽의 #슈퍼마켓 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알아볼까유?
edited by 하지영
안녕하세요? 독일에서 Anitaa입니다.
전 세계 사람들을 집에 가두는 전대미문의 사태, 코로나를 1년 내내 겪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게다가 전염력이 70% 이상 강하다는 변종 코로나까지 등장하면서 이곳 유럽은 더욱 공포 분위기의 연말을 보내고 있어요.
코로나 19로 올 한 해 그 흔했던 해외 여행 한번 못 하고 1년을 마감하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생활 반경이 좁아지면서 이제 우리 동네, 일상, 거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즉,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으로 뻗어나가던 우리의 시야가 이제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으로 삶의 방식과 태도를 바꾸고 있어요.
지속가능성 관점에서도 로컬의 중요성은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요.
지역화, 로컬라이제이션은 불필요한 운송을 없애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특히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힘이 되죠.
또한 문화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경쟁과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기도 해요.
나와 늘 함께 했지만 등잔 밑이 어두운 것처럼 가깝고도 먼 ‘로컬’이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오고있습니다.
사실 코로나 이전에도 저는 독일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전반에 퍼져 있는 로컬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중요성을 실감했었는데요. 이제 로컬도 브랜딩으로 새로운 가치가 부여되는 때가 되었어요.
이곳 독일의 일상에서 인상 깊게 본 로컬푸드1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수산물로 흔히 반경 50㎞ 이내에서 생산된 농수산 상품을 지칭한다. 생산지와 소비자 간 배송 거리 및 유통 단계를 줄여 식품의 신선도가 높아지고 가격도 낮아진다의 브랜딩 사례를 통해 지속가능 비즈니스의 큰 중심축 중 하나를 보실까요?


마트에서 배우는 로컬 브랜딩, Rewe Landmarkt (레베 랜드막트)

독일의 소매 시장 점유율 2위(16%)의 대형 유통 기업, 레베(REWE).
쾰른에서 시작하여 전국 1,700여개의 대형 체인을 보유한 유통 기업으로 유통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예요.
독일은 인구의 ¼이 협동 조합에 가입되어 있을 정도로 협동 조합이 활성화된 나라인데요. 레베의 출발이 바로 1927년 쾰른의 상인 협동 조합이라고 해요.
상인들이 공동구매를 통해 좀 더 저렴하게 물품을 구입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레베의 협동조합은 2019년 회계연도 기준 36만 명의 직원과 15,50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554억 유로(약 74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이 되었어요. (독립 소매 업체, 지주 및 주식 회사 제외)
대형 할인점 Penny, Toon 등을 인수 합병, 최근에는 가구점, 정육점, 여행 사업까지 라이프 스타일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요.
사업의 주를 이루는 REWE 마트는 REWE CITY (도심 소형 슈퍼마켓), REWE TO GO(편의점), REWE Getränkemarkt (물, 음료, 주류 전문 마트) 등 상품을 세분화하고 지역 상권별로 전문화된 구성으로 소비자의 쇼핑 편의를 돕고 있어요.
제가 사는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의 16개 연방주 중에서 헤센(Hessen)주에 속하는데요. 레베는 헤센주의 인증된 로컬푸드를 헤센 지역 500개 매장 중 300개의 매장에 ‘랜드막트(Landmarkt)’ 브랜드로 공급하고 있어요.
랜드막트는 반경 30km 이내의 농가들의 로컬푸드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Hessian Direct Marketing Association 협회에서 인증된 상품만을 취급하고 있어요. 다른 코너에 비해 매출은 물론, 재구매율도 높다고 해요.
2018년만 해도 헤센의 125개 매장에 공급하다가 2020년 현재 2배 이상 확대한 것을 보면 반응이 좋은 것으로 풀이될 수 있겠죠?

1) 다양한 품목(Variety)
Hessian Direct Marketing Association 협회에서 인증받은 헤센주의 농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상품을 생산, 공급 그리고 직접 마케팅까지 하고, 레베는 판매를 담당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른 상품 대비 가격이 10% 정도 더 비싸지만 일단 랜드막트 브랜드가 부착되어 있는 상품들은 품질이 좋은 지역 농산물이라 더 신뢰하고 구입하게 돼요. 40여 분야, 4,000종류의 상품들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어요.

주목할 만한 점은 랜드막트 브랜드의 가격이 공급하는 개별 농장 직판장의 판매 가격과 동일하다고 해요.
대부분 유통업체들은 생산자들로부터 가능한 싸게 구입해서 일정 부분의 마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그러니 좋은 상품을 싸게 구입해서 비싸게 판매하는 유통 기업들이 많죠.
그와 달리 레베는 헤센주의 상인 협동 조합을 통해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 생산자들에게 제값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 같아요.
2) 제철, 신선, 지속가능성(Seasonal, Fresh, Sustainable)
“Besser Direkt vom Bauern“(농장으로부터 직접 더 좋은 상품을) 모토의 레베 랜드막트 브랜드는 30km 반경 근거리의 인증된 농장에서 직송되는 상품들로 신선할 수밖에 없어요.
또한 가까운 곳에서 바로 판매하기에 탄소 발자국을 줄여 지속가능성에도 자연스럽게 기여하고 있는데요.
유기농(Bio) 요소 또한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는 상품들이 많아요.
제가 일주일에 2-3번은 가게 되는 레베 크론벡(Kronberg) 매장은 입구부터 1년 내내 랜드막트 브랜드를 달고 있는 상품이 진열, 판매되고 있어요.

3) 신뢰도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Reliability & Story)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생산자 표시의 농산물은 좀 더 신뢰가 가는데요.
랜드막트의 상품들은 입구부터 상품 진열대까지 함께 하는 생산자의 스토리를 자세히 알 수 있도록 해놨어요.
180여 개의 인증과 테스트를 거친 농장의 각자의 이야기가 있는 상품들을 매장에서 직접 한눈에 확인할수 있어요.


또한 이곳 사람들이 가장 대표적으로 많이 먹는 감자와 토마토의 경우 매장에 가보면 정말 다양한 종류를 구비해 놓고 있는데요.
이러한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고, 상품 진열대 앞에 관련 정보 책자와 레시피 등을 진열해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어, 매장에 가면 마치 도서관이나 갤러리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요.

4) 고르기 쉽게, 눈에 띄게 Special VMD
제가 레베 랜드막트의 팬이 된 이유 중에는 신선하고 믿을 만한 지역 상품이라는 것 외에 매장에서의 멋진 VMD와 예쁜 브랜드 로고도 한몫 했어요. ^^;;
패키지 컬러별로 눈에 확 띄면서도 가지런하게 진열한 상품과, 닭을 캐릭터로 한 브랜드 로고 POP를 함께 구성하여 주목할 수밖에 없는 VMD는 지나치나가도 다시 한번 보게 만들죠.

계란 코너의 경우 더 많은 동물 복지를 생각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농장 주소를 적은 듯한 이정표의 재미난 VMD 등이 인상적이었어요.

5) 랜드막트만의 에코백 굿즈
독일의 마트에서는 어딜 가나 장바구니를 판매하는데요. 특이한 점은 마트 로고가 새겨진 상품도 판매하지만 동네마다 자기네 마을 풍경과 이름을 담은 에코백을 판매하고 있다는 거예요.
독일인들의 동네 사랑으로부터 시작된 로컬 문화의 정착을 이런 작은 부분에서도 엿볼 수 있어요.
레베 랜드막트도 캐릭터를 프린팅한 디자인의 장바구니를 코너마다 함께 진열하고 있어 한번 더 주목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이제 막 시작 단계
우리나라는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하는 ‘얼굴 있는 건강한 먹거리’의 지속가능한 확산을 위해 ‘로컬푸드 확산을 위한 3개년(’20~’22) 추진계획’을 발표했어요.
로컬푸드 유통 비중을 2018년 4.2%에서 2022년 15%로 확대할 계획이며, 로컬푸드의 지자체 참여 수를 2018년 현재 13개에서 2022년 100개로 늘려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안정적인 로컬푸드 공급체계를 마련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예요.
하지만 로컬푸드의 유통 비중만 봐도 2020년 현재 8%에 불과한 현실이에요.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우리나라의 로컬푸드 매장을 보니 2012년 농협이 로컬푸드 직매장을 전북 완주에서 처음 오픈해서 중소 농업인 육성 전략의 일환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코로나 19 이후 먹거리 안전에 대한 인식부터 가장 먼저 변화해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농협이 운영하는 로컬푸드 직매장들은 코로나 위기에도 매출이 전년대비 평균 30% 이상 증가했다고 해요.
그러나 서울에서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을 찾기란 쉽지 않죠. 올가, 한살림, 초록마을 등의 유기농 마켓도 진정한 로컬 마트로 보기 힘든 상황이고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독일 레베의 랜드막트 상품과 같이 인증 시스템을 갖춘 믿을 만한 로컬 푸드를 만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이제 사람들은 신선한 지역 먹거리, 로컬푸드를 바로 살 수 있는 집 근처 매장을 더 자주 찾게 될 텐데요.
우리나라도 독일의 레베 랜드막트처럼 유통파워를 갖춘 대기업이 지역 농가 협동 조합과 상생하는 프로젝트가 활성화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선한 인근 지역의 로컬푸드를 접할 기회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로컬푸드의 브랜딩 작업은 지속가능한 로컬 비즈니스의 가치 창출에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고요.
독일의 마트에서 다양하고 신선한 지역 먹거리 선택을 통해 삶의 질 또한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데요.
우리의 동네와 일상, 주변이 문화가 되고 비즈니스가 되는 로컬 전성시대에 환경과 함께 중요한 로컬 경제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로컬푸드의 진화 또한 어떻게 될지 주목하게 됩니다.
너무 절감, 공감하는 로컬의 중요을 이렇게 아니타님을 통해 독일의 사례로 들으니 또한 더욱 새롭네요. 늘 정성스런 컬럼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