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기념#QnA
이 질문은.. 제가 데일리트렌드 오픈이래 지난 3년간 젤 많이 받은 질문요.
“그 테크기업 만나봤는데, 쓸 수가 없는 기술이더군요”
여러 문제가 있지만, 진짜 핵심 문제 딱 2개는 기억해주세요.
내 #데이터 가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CTO 가 있는지요.
제가 데일리트렌드를 시작하고 나서 초기에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그리고 지금도 종종 들었던 질문은 이런 거예요. “아무개 테크 기업을 만나봤는데 쓸 수가 없는 기술이에요”
예를 들어 패션기업들이 종종 하시는 이야기는요.
“고객의 취향을 선별해 그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고 싶어요. 패션은 컬러도 민감하고 소재도 민감하지 않습니까? 소비자가 어떤 ‘색’을 좋아하는지, 어떤 ‘소재’를 좋아하는지 파악해서 추천을 하면 좋겠는데 그런건 안되더라구요. 대부분 개인화 추천이라는 게.. ‘스타일’에 한정되어 있더라구요.”
오오오… 맞아요. 저같은 경우 니트는 Wool이 아니면 안사는데 울소재로만 된 니트를 검색할 방법이 도저히 없거든요.
“막상 만나보니까 기술 기업들 수준이 그런 정도로는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 친구들이 말끝을 흐리더라구요.”
좌, 이제 제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드릴께요. 먼저 ‘색’과 ‘소재’ 기반의 추천이 안되는 이유는요. 스타트업들의 기술이 모자라서 라기 보다는, 그 부분이 데이터화되지 않아서 그래요. 무슨소리냐면, 제가 Gmarket에서 니트를 산다 치자구요.
전 Wool로 된 니트만 사고 싶었지만, 그런 검색은 불가능한데요. 왜냐면… ㅋㅋㅋ 대부분 의류기업들이 이걸 데이터로 등록하지 않고 ‘이미지’로 등록해놔요. 🤣🤣
아래 니트에도 ‘소재 정보’가 어떻게 들어가 있는지 보실래요?

니트의 소재 정보를 보려면 일단 화면을 스크롤 다운 해야 해요. 현기증이 날 정도로 스크롤 다운하면, 마치 ‘데이터’인양 보이는 ‘표처럼 생긴 ‘이미지’가 나오고 거기 소재가 쓰여져 있죠.

대체 왜 패션기업들은… 데이터를 만드는 대신, 데이터처럼 보이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것일까요…?
즉, 데이터값은 없는 거예요. ㅋㅋㅋㅋ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이라는 게, 일단 내가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야 분석이 가능하쥬..? AI가 하는 일은 보유한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을 찾아내는 거지.. 없는 데이터도 발견해 내는 친구는 아니예요.
그럼 컬러는 또 왜 안될까나…? 위의 니트를 보면, 그래도 컬러는 언뜻 데이터로 들어간 거 같지요..?

이 텍스트들이 유의미한 데이터려면, 몇가지 복잡한 설정이 필요해요.
먼저, 이 니트 브랜드 전체의 컬러가 N개의 색이름으로 정리되어 있어야 하고 저 위의 선택지들은 그 N개 이름 중에서 가져온 것이어야 하죠.
무슨 소리냐면.. 저 위의 전지현이 입고 있는 니트의 컬러를.. 여기선 ‘라이트블루’라고 했으면, 저런색의 코트, 양말, 팬츠 뭐든 다 ‘라이트 블루’ 여야 하는데, 다른 곳에선 ‘민트’ , 또 다른 곳에선 ‘애쉬블루’ 뭐 이런 식으로 그 때 그 때 다름 이름을 붙인다면 컬러 데이터는 없는 것과 다를 바 없어요.
물론 차후 컴퓨터 비전, 즉 시각적 AI가 발달하면, 컬러데이터가 없어도 얘가 스스로 색을 구분해 데이터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하핫.. 그런 기술 쓰려면 기술 비용이 어마무지 들어간답니다.
결론적으론, 내 데이터가 먼저 잘 정리된 다음에야 여러 기술이 먹히는 거예요. 그건 내가 해야지.. 개인화추천하는 애들이 뭔 재주로 남의 회사 데이타를 정리하겠어유…? 🤣🤣
좌, 그면 기술기업이나 스타트업 애들은 왜 말끝을 흐렸을까나..?
보통 개인화추천 기술을 만든 공돌이들은 패션을 몰.라.요.
아니… 그 친구들이 패션에서 소재 정보와 컬러 정보가 따로 데이터화되어야 한다는 걸 알 길이 없는 거지요… ㅋㅋㅋㅋ 전문가인 여러분도 모르는데 그 친구들이 워찌 안단 말인가요..? 하핫.
거기다 또 큰 기술기업들은 그래도 좀 의연한데.. 애긔애긔 스타트업 같은 경우는 또 젊은 친구들이 많다보니.. 클라이언트가 막 뭐가 안된다고 하면 자신들도 혼란스럽고 기가 죽는 거예요. 머지..? 왜 안돼지..? 이 친구들은 차마 클라이언트 회사가 데이터도 정리안했을 거라곤 생각도 못하는 애들이거든요. 자기네는 살면서 데이터정리를 안해본 적이 한번도 없으니까요.
뭐가 문젠지 이해되셨어라…?
“그럼 기술기업들은 다 잘했는데 우리가 문제란 말입니까?”
ㅋㅋㅋㅋ 아뇨. 기술기업이 문제일 때도 있더군요. 그들은 일단 기술을 팔고 싶으니까.. 자기가 뭔말인지 잘 모르는데도 된다고 이야기할 때가 있어요. 당근 나중에 서로 깊이 소통하면 해결할 수 있을 줄 알구요. 차마 데이터가 없을 거란 생각은 하지도 않은 채요.
근데.. 고객 데이터가 정리가 안된거는.. 어우.. 그건 기술기업이 해결 못해요…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계약이 이뤄지면.. 거기다 계약한 기술이 겁나 비싼 게 되기라도 하면… 이건 걍 덫이고 늪이예요.
기업 입장에선 ‘그렇게 비싼 기술이라는데 어째 성과를 못내지?’ 란 울분을 참으면서 기술비용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되고, 기술기업 입장에선 생각도 못한 복병이 튀어나와 내가 사기꾼이 된 거 같은 상황에 봉착하게 되는 거지요. 아무리 기술을 팔고 싶었어도 이리 될줄 알았으면 그들도 안팔아요. B2B 시장에선 평판이 더 중요하니까요.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모든 기업은 CTO가 필요한 거랍니다. CTO없이 기술기업들과 이야기하면… 그들의 이야기는 여러분에게 외계어로 들릴 것이고, 그만큼이나 여러분의 언어도 그들에게 외계어로 들릴 수 있어요. 패션이 글케 공돌이들에게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예요.
“그럼 기술기업들의 기술 수준은 다 괜찮은가요?”
어우 아니요오~~~! ㅋㅋㅋㅋㅋ 스타트업들의 기술수준은 천차만별이에요.
하지만 SaaS 방식으로 트라이하면 월구독방식으로 사용하다가 아니다 싶으면 금새 해지할 수 있으니까요. 써보면서 내게 맞는 기술을 찾는 게 중요해요. 뭐든지 크게 지르지 마시고 가볍게 써본 후 계약하시면 큰 문제 없답니다. 단, 여기서도 CTO는 필요해요.
ㅋㅋㅋ 이해가 좀 되셨으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