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무료입니다~ 이번 도쿄 방문에서 젤 인상깊었던 #시부야파르코 이야기예요. 임대형 쇼핑몰이지만 소비자들은 6층까지 기꺼이 올라갑니다. 게임이나 애니같은 덕후콘텐츠를 채운다고 다 이렇게 되는 건 아닌데, 파르코는 한 수가 달랐네요.
‘쇼핑몰 6층까지 사람들이 올라갈까요?’
모든 임대형 쇼핑몰들의 문제는 위로 올라갈수록 빈약해지는 트래픽이에요.
도쿄에 와서 꼭 확인해보고 싶었던 사례는 ‘시부야 파르코’ 였답니다. 파르코가 리뉴얼 하면서 6층에 덕후형 게임 콘텐츠를 넣었다고 했거든요. 오가닉하게 위층으로 올라가는 소비자 대신, 적극적으로 찾아올 소비자를 땡기는 전략이죠. 제가 전에 함 썼지요?
시부야 파르코는 오픈하면서 6층을 게임, 애니메이션 등을 중심으로 한 덕후들의 성지로 만들겠노라 공언했어요. 6층은 시부야 파르코 전체 플로어 플랜에서 7층 레스토랑 바로 다음에 있는 층이에요.
파르코는 임대형 쇼핑몰이죠. 임대형 쇼핑몰들은 보통 1층을 통해 유입된 트래픽이 2층, 잘해야 3층을 넘지 않아요. 층수가 높아질수록 1층에서의 오가닉 트래픽은 점점 줄어드는데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은 어디에 있건 찾아오는 매니아 층이 있다는 생각에, 아키하바라의 쇼핑몰 같은 경우는 위층들이 ‘구체 관절 인형 전문숍’이나, ‘프라모델 전문숍’ 등으로 꾸며져 있는 경우가 많답니다. 이렇게 하면 찾아오는 트래픽이 생기니까요.
그러나 이런 전략 또한 파르코 정도의 입지에서는 수익을 낼 만큼 충분한 트래픽을 얻기 어려울 수 있어요. 아키하바라 덕후 섹션들도 가보면 상당히 한산한 편이랄까.. 사실 세상에서 덕후의 인구 수란 그리 많지는 않죠.
전 파르코의 6층 전략이 과연 사람들을 제대로 끌어모으고 있을지 너무 너무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곤 방문해서 깜딱 놀랐답니다.. 막 미어터지는 6층..! 오오오 늬들 해냈구나! 해냈숴!

다른 쇼핑몰 덕후 섹션들과 달리, 시부야 파르코의 6층이 힘을 발하는 이유는 ‘확실한 스타 IP’ 덕이었어요. 오덕들만 이해할 수 있는 구체 관절 인형이나 프라모델보다는 ‘원피스’, ‘포켓몬’ 등 누구나 좋아하는 확실한 스타 IP들의 콘텐츠가 시부야 파르코의 핵심이에요. 몇몇 소녀 모델 콘텐츠 존도 되게 유명한 캐릭터들인 것 같던데.. 흐엉.. 그 꽃순이들은 제가 모름요. ㅠㅠㅠ
또 제가 방문한 날에는 닌텐도 행사가 대기순번표를 나눠줄 만큼 인기를 모으고 있었어요. ‘사이버’ 세계에서 더 광범한 팬층을 보유한 확실한 콘텐츠들로 몰아넣은 덕에 4인 가족부터 나 홀로 팬, 연인들까지 기꺼이 6층으로 날라 꽂히는 상황이 연출되었답니다.



여기 모인 쇼핑객은 쇼핑이 끝나면 7층 레스토랑이나 6층 남성복을 자연스레 방문하고 있었어요. 1개 층이 3개 층에 고객을 나눠주는 기쁨! 특히 시부야 파르코는 지하 1층 Chaos Kitchen이 엄청 유명하거든요. 그런데도 7층이 안 밀리더군요.. 정말 잘했숴, 파르코!
파르코는 트래픽이 닿지 않는 곳을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 매장 곳곳에서 공력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지하 1층 Chaos Kitchen은 정말 대혼돈 카오스의 미어터짐이었는데요. 보통 아무리 미어터져도 사각지대가 생기기 마련이죠.
파르코는 이 지하 1층에도 사각지대 중심에 아아주 신기한 레스토랑 하나를 꽂아 넣었어요. 곤충 토핑으로 가득한 식당… ㅋㅋㅋㅋ 이런 걸 파는 레스토랑은 흔하지 않기에… 역시 일부러 찾아오는 적극적 트래픽 전략을 여기에도 적용시킨 셈이에요.



파르코는 시부야 파르코 말고 다른 파르코에는 보통 꼭대기층에 미용 클리닉 등을 넣는답니다. 이 미용 클리닉 또한 소비자가 일부러 찾아오는 적극적 트래픽일 뿐더러, 파르코에 따르면 여성들이 미용 클리닉을 방문하고 나면 쇼핑 공간을 둘러보는 ‘샤워 효과’가 일어난다고 해요.
쇼핑몰 운영에 여러모로 노련한 기업이지요? 일본 출장 가심 함 들러보시어요~
교정: 하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