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무료 공개합니다~
요즘 패션보다 더 패셔너블한 #전통주 시장.
#구름아양조장 에서 들은 이야기는 흥미진진했어요.
#전통주전용#오프라인#리테일 까지 생겨난 거 있죠..!
edited by 하지영
요즘 전통주 구독 서비스가 늘고 있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이미 혼술러시라면 하나쯤 구독하고 계실 지도요.
미술관, 술담화, 우리술한잔, 술책, 술펀.. 기타 등등 여러 스타트업들이 이 시장에서 뛰고 있어요. 대부분 36000-39000원 정도의 구독료로 설정된 전통주 구독은 대부분 전통주 소믈리에들이 매월 이달의 전통주를 큐레이션해 보내주는 방식들이에요. 다만, 어떻게 큐레이션하는 지가 각 서비스들의 차이를 좌우하죠.
그런데 말이죠.. 정말 궁금한 것이.. 이렇게나 많은 구독 서비스가 존재할 만큼 전통주가 다양한 걸까요..? 이 구독 서비스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2천 종이 넘는 전통주’ 중에 골라서 큐레이션 한다고 해요.. 헉… 2천 종…!
우리가 알고 있는 브랜드는 뭔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2천 종이나 나오고 있었다면 그 술들은 대체 누가 만들고 있으며 어디서 팔리고 있는 거신가아~!
여러분 주변에서 조그맣게 패션 사업 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은 많이 보셨지요..? 무신사나 W컨셉에서 자기 옷을 판매하고 있는 분들요. 양조시장도 마찬가지랍니다. 지금 전통주 양조시장에는 새로운 맛의 술을 개발해보겠다는 패기 넘치는 양조장과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넘쳐나고 있어요.
저는 지난주 요즘 힙하다는 마포구의 ‘구름아양조장’에 다녀왔어요.
구름아양조장의 영업 방식은 믿기지 않는 방식이에요. SNS로 술을 빚는 과정을 보여주고, SNS로 예약을 받죠. 소규모 양조장이다보니 한번에 빚을 수 있는 양이 많지 않은데 예약 공지가 뜨면 거의 이틀 정도면 모두 매진되어 버려요. 심지어 술들은 직접 양조장으로 받으러 가야 하는데도요. 😂😂
구름아양조장은 ‘박연식당’이란 오마카세 다이너랑 함께 운영되고 있어요. 양조장에서 처음 뵌 신동호 양조사님의 인상은… 우오오.. 살짝 쇼미더머니..?
“양조사님… 힙합이져..? 힙합 했었던 거 맞져.?”
당황한 양조사님… ㅋㅋㅋㅋ 대학 때 힙합 동아리 활동을 하셨다고 털어놓으심요…ㅋㅋㅋㅋㅋ
원래 신방과를 졸업한 신양조사님은 술이 좋아 양조사가 된 뒤.. 유학을 가장한 유럽성지’술’례를 마치고 돌아와.. 현재 구름아양조장에서 술을 빚고 계셔요.
양조장 한 편의 커다란 술통에선 그 순간에도 술이 익고 있었는데, 보통 양조사들은 효모가 살아있다고 생각해서 음악을 들려주며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와인 담그는 사람들은 클래식을 주로 틀어놓는데 양조사님은 힙합을 들려주신다네요. 오오.. 힙합 바이브로 자란 전통주!

구름아양조장은 두 양조사님이 함께 술을 빚는다고 해요. 또 서울의 구름아양조장과 함께 철원의 두루미양조장이란 곳도 한 식구로 운영 중인데요. 서울 양조장이 연구실 역할을 하면서 찾아오는 손님에게만 판다면, 철원의 양조장은 시설이 좀 커서 카카오쇼핑이나 스마트스토어 판매를 담당해요.
그래서 어떤 술은 같은 이름이지만 ‘구름아 버전’과 ‘두루미 버전’이 있어요.
양조사님들은 서울-철원을 왔다 갔다 함서 일하시는데… 인스타를 찾아보니 ㅋㅋㅋㅋ 두루미양조장은 ‘노금주가’란 간판을 달고 있더라구요.. 하핫.. No금주가인가봉가…
그런데 술병들이 넘나 예쁘더라구요. 하나같이 그림책처럼 그려진 술병들.. 그 이유는 알알이 맺힌 콜라보 덕이에요.
예를 들면 ‘매일그대화’라는 전통주는 연남동 ‘안도북스’라는 독립서점과 콜라보를 한 매화꽃 술인데요. 이 술이 하나가 탄생하기 위해.. 하핫.. 누가 누가 힘을 모았게요…? 구름아양조장에선 매일그대화를 출시하며.. 에필로그에 요래 적고 있답니다.
“<매일그대화>란 작명은 카피라이터이자 독립출판사 ‘머쓰앤마쓰 @musnmas’와 송파의 ‘무엇보다책방 @more.than_anything’를 운영하는 김혜진 님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라벨의 감성적인 일러스트는 식물 세밀화를 그리는 조현진 @jo.hnjn 작가님의 터치로 완성되었습니다. 또한 막걸리 탄생의 시작을 함께 했던 안도북스 임화경 @ando_books 대표님께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흐미.. 이러니 술병이 이뻐지겠숴, 안 이뻐지겠숴!

신동호 양조사님은 인디서점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 분이에요. 서울의 독립서점들을 소개한 ‘책방산책’이란 책에 해방촌과 관악지역의 독립서점을 소개한 탐방작가시기도 하죠. 힙합과 술과 책.. 이거슨 풍류! 나의 척박한 삶은 뭐시란 말인가… ㅠㅠㅠㅠ



최근 들어 구름아양조장에선 또 겁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해요. ‘아트전통주 구독’을 표방하는 ‘주간감성’이란 구독 서비스와의 콜라보인데요. 싱어송라이터가 구름아양조장의 술인 ‘대관람차’와 ‘한탄강익스프레스’에서 영감을 얻은 노래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술병의 QR을 스캔하면 해당 노래를 들을 수 있는 프로젝트였죠.
신기하지요..? 이밖에도 양조사님과 이야기하면서.. 술알못인 저는 전통주 시장에 대한 정말 새로운 것들을 몇 가지 알게 되었답니다.
- 여성 고객이 많다 : 전통주 시장의 적지 않은 고객이 2-30대 여성분들이라는군요… 어떤 전통주 구독 회사는 고객의 70% 정도가 2-30대 여성인 경우도 있다고 해요.
- 전통주 전용 오프라인 리테일이 있다! : 워매.. 저 충격요. 양조사님은 ‘보틀샵’이라고 되게 많은데 왜 모르냐고 하시던데 전 첨 알았..ㅠㅠㅠ 집에 와서 폭풍서칭해보니 정말 있었…ㅠㅠㅠㅠ 아래는 그 중 하나인 ‘술술상점’요.
그야말로 전통주는 하나의 크리에이티브 생태계가 되었어요. 과거와는 다른 크리에이터 방식의 전문 제조, 전문 유통이 꽃피고 있는 모습은 마치 10여 년 전 A랜드와 함께 마이크로 패션 생태계가 막 꽃을 피우던 그 무렵을 연상케 해요.
최근 들어 해외에선 패션과 술의 콜라보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지요..? 그건 술이 곧 패션이 되고 있다는 의미예요.
돌아오면서 구름아양조장의 그 귀하다는 유자주 ‘유자가’ 한 병을 얻어왔어요. 집에 와서 한 모금 마셔보고 정말 깜놀했지 뭐예요.. 이 미친 맛은 멍미..? 정말’ 맛있는’ 술…! 한 모금이면 입에 꽃피는 맛이에요. 근데 남편이 맛있다면서.. 전통주는 사발로 먹는 거라고 이틀 만에 다 처먹었… ㅠㅠㅠㅠ
전통주 시장이 다른 크리에이터 시장과 달리 흥미로운 건, 정말 다양한 방면의 크리에이터들을 콜라보로 무한흡수하고 있다는 거요. 일러스트, 카피라이터, 푸드 크리에이터, 싱어송라이터 등 인디계의 창의성들이 정말 술처럼 하나로 빚어지고 있어요.
전통주를 기반으로 하는 트렌드는 지금 내수 시장에서 가장 핫하게 움직이는 분야 중 하나랍니다. 그런만큼 우리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