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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토픽이에요!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싶은 #미디어_스타트업 이라면, 피해야 할 콘텐츠와 갖춰야 할 요건이 있어요~
오늘 제가 콘텐츠 분야에서 25년 생존한 짬밥으로 함 라떼를 시전해볼까 합니다.. ㅋㅋㅋ 오늘만 하고 다신 안할 테니 하루만 봐주시어요! ㅋㅋㅋ
오늘 비즈니스 트렌드에선 디지털 미디어의 숙명적 문제로 빠른 후발 주자들의 등장을 지적했지요? 내가 할 수 있다면 남도 할 수 있어서, 늘 새로운 관점의 미디어들이 등장해 트래픽과 구독을 나눠 갖는 형태가 되는 게 이 시장이에요.
새로 시작하는 미디어들은 또 틈새를 노려야 하기 때문에 기존 미디어들이 갖지 않은 특색을 가지고 출발한답니다. 누구라도 처음엔 뉴미디어가 생기면 그쪽으로 이동하게 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자기 트래픽과 구독을 지킬 수 있으려면 알아둬야 할 것들이 있어요.
첫째, 피해야 할 콘텐츠가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성공 사례를 ‘전설’로 만드는 것은 대표적으로 피해야 할 콘텐츠예요. 기업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고, ‘그 이후로 영원히 행복하였노라’ 같은 결말은 문 닫기 전엔 나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 그 기업의 방식이 제대로 작동하는 이유’를 쓰는 것은 좋지만, 그 기업은 이런 이런 전략하에 이런 이런 방식으로 성공하였노라~ 같은 걸 쓰면요.. 내가 찬양한 그 기업이 내년에 파산했단 소식을 듣고 당황할 수 있어요. ㅋㅋㅋㅋ 대부분의 성공에는 ‘행운’과 ‘우연’, 많은 ‘실패’의 전적이 함께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또 재무제표 하나로 너무 많은 걸 분석하지 마세요. 재무제표는 기업의 CT나 엑스레이가 아니에요. 그거 하나로 한 기업의 앞날의 기회와 허들을 분석할 수 있다는 건 아직 인더스트리의 복잡성을 잘 모른단 뜻이랍니다. 데이터를 좋아한다면, 고급한 유료 데이터에도 다각도로 접근해서 데이터의 허와 실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해요.
위의 두 사례는 대표적으로 아마추어들이 젤 많이 뛰어드는 분야쥬?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구축하려면, 역량보다 영리함으로 쓰는 글들을 멀리해야 돼요.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만의 역량이 빛을 발하는 분야를 만들어야 해요. 처음엔 부족한 글을 써도 괜찮아요. 하지만 글의 방향에 있어 5년 뒤를 생각해야죠. 5년 뒤엔 5년이란 시간을 올바로 치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쓰고, 또 10년 뒤엔 10년이란 시간을 올바로 치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써야 해요. WSJ나 뉴욕타임즈가 하루아침에 된 거시 아니여!
둘째, 미디어라면 꼭 갖춰야 할 것들이 있는데요.
제일 필요한 건 어떻게든 ‘감수 시스템’을 갖추는 거에요. 전에 모 신생 미디어에서 Zara에 대해 쓴 글을 보고 매우 놀랐던 적이 있어요.. 일단 너무 조목조목해서 놀랐어요. 제가 데리고 있던 어떤 에디터도 그런 상세한 글은 쓸 수 없었거든요. 다만, 그렇게 열심히 스터디 했음에도 군데군데 창작스런 이야기를 써서 안타까웠어요. 열정적인 스터디가 팩트에서 왜곡되는 건 왜일까요?
그럴 수가 있어요. 미디어란 결국 현장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채 쓰는 직업이라 이렇게 되는 걸 늘 조심해야 해요. 저도 이런 글을 쓰고 있을까 봐 늘 두려워요.
레거시 미디어는 이런 걸 걸러내려고 ‘데스크’를 두는데요. 이 사람의 오랜 짬이 어설픈 스터디를 거르죠. 그런데 스타트업이라면 분야별 데스크를 두고 감수를 받기가 쉽지 않아요. 그러니 두 배로 그 리스크를 알고 써야 하고, 현장과의 간극을 줄이려고 몸부림을 치는 시스템을 따로 마련해야 돼요.
내가 뭘 쓰려고 하기 전에 현장 분들로부터 잘 듣고 배우는 기회를 마련해보세요. 저는 컨퍼런스를 열어 그런 갈증을 좀 해소하는데요. 스피커님들에게 배우는 현장 지식이 정말로 장난 아니지 말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보가 날 수 있답니다! ㅋㅋㅋ
이 경우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WSJ도 블룸버그도 오보를 내요. 미디어란 산업이 본질적으로 그럴 수가 있어요 ㅋㅋㅋ 그러니 이럴 땐 괴로움을 뒤로 하고, 오보를 정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두세요. 미디어의 숙명이에요.
마지막으로 미디어가 갖춰야 할 시스템은 팀 전체가 콘텐츠마다 ‘좋은 질문이 있는가’에 포커스를 두는 습관이에요. 조회수도 좋고, 매출도 좋은데, 근본적으로 서로의 콘텐츠가 좋은 질문을 품고 있는지를 평가해줘야 돼요.
모.. 어릴 땐 “그래도 미디어인데 뭘 까발려볼까, 뭘 공략해볼까, 뭘 미화해볼까”란 생각을 가질 수도 있는데요. 그게 “좋은 질문”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좋은 질문은 우리 모두가 한번 대답해 볼 필요가 있는 질문, 거기 답하면서 모두가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질문을 말해요. ‘저 기업 잘 나가요’엔 질문이 없어요. ‘이 기업 수상해요’에도 질문이 없어요. 좋은 질문을 갖는다는 건 ‘야.. 이건 좀 생각해 봐야겠다’ 싶도록 만드는 무엇이에요.
거기에 초점을 두어 글을 쓰면 자료 조사도, 케이스 스터디도, 데이터 분석도 모든 게 잘 풀릴 거예요.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글을 칭찬해 줄 수 있는 분위기가 있어야 돼요. 그래야 조회수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갖게 돼요.
다 필요없고 루퍼트 머독이 되고 싶나요..? ㅋㅋㅋ 그럴려면 먼저 돈이 있어야 돼요! 머독은 금수저집 아들이었음을 잊지 마세요. 이 바닥에서 머독이 되는 길은 돈을 가지고 M&A 하는 건데.. 돈이 있냐구요, 돈이..! ㅋㅋㅋ
남의 돈으로 할 생각은 일단 버리세요 ㅠㅠㅠ 더구나 요즘은요. 미디어 스타트업들이 하도 많이 붕괴되어서 VC들이 젤루 투자 안 하는 종목이 되었어요…ㅠㅠㅠ
그리고 솔까말… 우리가 제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시스템 투자를 어마무지하게 하는 것도 아닌데.. 먹고 사는 것 정도는 스스로 해결해보자구요. 먹고 사는 건 절대적으로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야 해결이 돼요. 성장으로 생존을 해결하는 게 아니라.. 생존으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어요.
그렇게 살다 보면 어느 날 루퍼트 머독을 만나게 되는 행운이 있을 수도 있지요. 그리고 생존에 자신감이 생기면 그닥 그런 세계가 안 부러버요~ 요건 내 보장함세!
교정: 하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