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러님들. 안녕하세요. 코로나로 헬스장도 못 가고, 친구들도 못 만나고, 술집도 못 다녀서 코로나 블루에 걸려버린 제레박입니다.
edited by 하지영
마스크 쓰고 여기저기 다녔던 행복했던 기억들도 아득해져 가네요. 집에만 있고 일만 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얻은 마케팅 인사이트들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1.현대카드의 정태영 부회장이 직접 알려주는 브랜딩 강의
얼마 전 현대카드의 컬쳐 웹진, DIVE에 낯선 분이 등장했죠. 바로 현대카드 CEO인 정태영 부회장. 평소 영상 인터뷰 같은 것도 그렇게 많이 하지 않으셨던 분이 DIVE에 등장한 이유는 바로 브랜딩 강의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 현대카드 DIVE 유튜브를 방문하시면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현대카드만의 고급 브랜딩 강의를 총 6강+부록까지 시청하실 수 있으니 마케터 분들은 꼭 한번씩 보셨으면 하구요.
시간이 없으신 분들을 위해 각 강의의 제목들만 소개해드리니 1강은 꼭 시청하시면 좋겠고, 나머지는 취향껏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1강. 세일즈 vs 마케팅 vs 브랜딩, 2강. 브랜딩하기, 3강. 브랜딩과 마케팅에서 고려해야 할 각론, 4강. 광고 만들기, 5강. 디자인은 더욱 중요해진다, 6강. 마케터의 자기 훈련.
현대카드의 브랜드 철학은 현재 어떤 것들이고 어떤 활동들로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지, 브랜딩 작업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등, 현대카드의 일하는 방식들을 직접 알려주는 고급 강의여서 그런지 벌써부터 제 주변 마케터들은 두세 번씩 돌려보고 있다고 하네요.
2.캐릿이 알려주는 MZ세대 커뮤니티 트렌드
사실상 요즘 세대들의 커뮤니티 활용법을 가장 잘 정리한 아티클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확도도 높고 통찰력도 좋은 글인데요. 기성 언론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한낱 디지털 가십거리를 뽑아 올리는 정도로만 바라보기 마련인데 반해, MZ세대의 행동을 분석하고 비즈니스적으로 계속해서 고민하는 캐릿은 젊은 세대들이 커뮤니티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그리고 온라인의 트렌드는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떻게 흘러가고 퍼져가는지에 대한 거의 정확한 스트림을 잡아냈다는 데에 큰 의미를 두고 싶네요.
저도 커뮤니티를 많이 하고, 실시간으로 이슈거리들이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퍼져나가는지를 지켜보는 게 취미인데 정말 아래와 같이 트렌드가 흘러가는 게 맞는것 같습니다.
트위터, 다음카페, 인스티즈, 더쿠, 에브리타임 등에서 이슈가 시작되고, 그게 카카오, 페북, 인스타로 확산되고 최종적으로 TV에 나오는 흐름. 대한민국 트렌드에 학문이 있다면 우수 논문상을 받아도 좋을 정도로 현시대를 제대로 파악하고 짚어냈다는 생각이 드네요.

위 기사에서는 트렌드의 흐름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들이 커뮤니티를 어떻게 바라보고 찾아보는지, 30대 이상에겐 생소한 페이스북 그룹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등 기존 언론에서는 절대 다루지 않는 유익한 팁들을 많이 제공하니 꼭 읽어보세요.
그리고 MBTI에 진심인 캐릿은 한국식 MBTI라는 것도 발명했다고 하는데요.

최근 인터넷 상에 유행하는 한국인의 난제인 팥붕어빵/슈크림붕어빵, 민트초코/민트초코 반대, 부어먹는 탕수육/찍어먹는 탕수육, 물복숭아/딱딱한 복숭아 라는 문제를 제시했고 이게 젊은 친구들의 페북과 인스타에서 꽤 많은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저는 PNBX입니다. 복숭아 알러지가 있어서…)
MBTI가 어렵다면 캐릿처럼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들을 가지고 ㅇㅇ식 MBTI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3.전 세계에 출연한 금속 기둥
11월 말 미국 유타주 사막에 난데없는 금속 기둥이 출연했다는 기사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발견되자마자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화제가 되며 미국인들은 너도나도 금속 기둥의 실물을 보기위해 유타 사막으로 향했는데요. 갑자기 출연했던 것처럼, 갑자기 9일 만에 사라져버렸죠.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온 모노리스와 닮았다고 해서 모노리스라고도 불리는 이 금속 기둥은 나타난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도 출처가 오리무중인데요.
2011년 사망한 조각가 존 매크레켄의 작품이라는 말도 있었으나 역시 진위 여부는 검증되지 않았죠. 이렇게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만 남을 뻔한 금속기둥은 화려하게 밈(MEME)으로 재탄생하기 시작합니다.
금속 기둥의 이슈에 묻어가려는 자들의 소행인지 모를 새로운 금속 기둥이 등장하게 되는데요. 영국에서도, 네덜란드에서도 금속 기둥이 출연하기도 하고, 미국 피츠버그에서는 사탕가게 주인이 가게를 홍보하기 위해 설치하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왜 때문에 시작되었는지 모르는 금속 기둥은 이제 누군가에겐 예술로, 누군가에겐 이슈거리로, 누군가에겐 마케팅으로 소비되고 있는데요. 눈치빠른 마케터라면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관심이 집중되는 이슈를 넘어갈 수 없겠죠? 우리 브랜드에 금속 기둥 이슈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4.쇼미더머니9의 유행
마지막 이슈는 회가 거듭할수록 높아져 최종회 시청률 2%를 기록하며 마무리된 쇼미더머니9과 변화하고 있는 힙합씬에 대해서 전해드릴까 합니다.
이번 쇼미더머니9의 성취는 오랫만에 힙합 음악으로 차트 줄세우기를 했다는 데 그 의미를 둘 수 있는데요. 매회 출시되는 음원은 BTS 등 아이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그 화제성을 입증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쇼미와는 다른 생경한 장면들이 상당히 많이 연출되었는데요. 우선 코로나로 무관중 무대를 펼쳤고, 래퍼들은 관객에게 받는 에너지가 없어 무대가 어색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구요.
돈 얘기, 디스전 등으로 대중에게 인식되던 힙합 문화에서 벗어나 리스펙트, 화합 등의 낯선 모습들이 이번 쇼미9를 관통하는 키워드였습니다. 과거 힙합씬에서 벌어졌던 큰 디스전으로 사이가 틀어진 스윙스와 사이먼 도미닉의 만남도 대표적인 화해의 제스쳐였구요.
우승을 거머쥔 릴보이나, 아이돌마저 반한 래퍼 원슈타인을 보더라도 거친 힙합 전사의 느낌보다는 착하고 인성 좋고 음악 잘 하는 아티스트의 느낌을 더 풍겼죠.
저는 이 현상을 보면서 아, 이제 힙합도 주류 문화가 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힙합이 그동안 가진 네거티브한 이미지는 이제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해요. 힙합에서도 인성을 중요시하고, 대중적인 음악성을 힙합적인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그래서 이제 힙합은 돈이 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되려 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 베르사체는 힙합 뮤지션, 창모와 함께 유튜브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창모는 자신의 히트곡인 <마에스트로>에서 “베르사체 무한리필 Drank”라는 가사를 쓰기도 했고, 평소 베르사체 제품을 자주 착용하며 애정을 표현해왔었죠.
그에 화답이라도 하듯 한국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는 베르사체는 창모, 그리고 딩고와 함께 유튜브 음악 콘텐츠 영상을 제작해서 업로드했습니다. 럭셔리 브랜드의 선택을 받은 한국 힙합 뮤지션. 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봤습니다.
창모가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하며 존재감을 뽐냈다면 MZ세대의 인플루언서, 래퍼 이영지는 얼마 전 핸드폰 케이스 판매로 하루 매출 1억을 넘기며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평소 인스타 팔로워들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나가던 이영지는 코로나 2.5단계를 맞아 젊은 친구들에게 나가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폰케이스를 판매한다는 글을 인스타에 올립니다.
그리고 하루만에 1억을 벌었고, 이틀 동안 네이버 실검을 장악했습니다. 벌어들인 수익은 모두 기부한다고 하네요. 저는 이걸 보며 염따의 티셔츠가 생각났습니다.
인스타 팬들에게 판매하는 티셔츠가 너무 잘 팔려서 티셔츠로 캐딜락, 벤틀리, 람보르기니까지 구매한 염따. 그는 벌어들인 돈을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며 소통했지만 이영지는 기부를 선택한 걸 보면서 확실히 MZ세대의 팬덤은 선한 의도에 더 크게 열광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네요.
2020년 다들 생전 처음 겪는 격동의 코로나 시국에서도 수고하셨습니다. 내년에는 뉴노멀에 적응된 모습으로 다들 웃으며 만날 수 있길 기원하죠.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