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무료예요~ 전 올만에 도쿄에 왔지요! 어제 도쿄의 서점 거리 #진보초 를 둘러보다 맘에 들어 온 트렌드 하나 소개합니다. 이른바 #공유서점 인데요. 일전에 소개한 #책장오너제 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분위기예요.
너무 많은 마이크로 출판이 범람하는 요즘, ‘미래의 서점’이란 어떤 형태가 될지 영감을 준답니다.
**이 글에 독자님의 소중한 제보가 있었습니다아! 저는 모두의 도서관 산카쿠 이전에 책장오너제를 실행한 곳이 있었다는 군요. 소중한 제보에 감사드립니다! 아래는 제보 내용 일부인데 그대로 공유드립니다.
일본에서 이름 있는 ‘Bookshop Traveller’를 운영(2018년 8월 오픈)하는 와키 마사유키의 말에 의하면 최초는 오사카 덴노지 인근의 ‘みつばち古書部’란 책방(2017년 7월 공유형 책장 시작)입니다.그리고 본격적으로 일본 언론에서 관심을 갖고 기사를 내주기 시작한 곳은 2019년 7월 기치조지에 오픈한 ‘BOOK MANSION’입니다. 이후 2021년 8월에 시부야에 ‘渋谷◯◯書店’ 생겼을 때 여러 언론에서 많은 기사를 오픈했고 이후 엊그제 내용에 다루신 ‘PASSAGE by ALL REVIEWS'(2022년 3월)에 오픈할 때 그리고 확장했을 때 기사가 다루어졌습니다.”
저는 지금 일본에 와있어요. 어제는 도쿄의 서점거리 진보초를 쏘다녔답니다. 일본의 서점트렌드도 너무나 흥미롭더군요!
혹시 제가 일전에 소개해 드린 공유도서관 ‘모두의 도서관 산카쿠’를 기억하시나요?
2020년 처음 생겨난 이 공유 도서관은 ‘책장오너제’를 내건 곳이었어요. 책장오너제란 책장 한 칸 한 칸을 일반인들이 임대해 자기 책으로 꾸미는 방식을 의미해요.
처음 이 컨셉이 탄생한 건, 지방의 작은 마을들이 소멸하면서 도서관이 사라지면서 도서관 만큼은 지키고 싶었던 주민들로부터 시작됐어요. 각자가 책을 각출해 도서관을 운영해 보자는 취지였죠.
이 컨셉이 전국으로 확대되었다는 소식은 들었던 바 있어요. 올 초엔 대도시인 도쿄에도 비슷한 곳이 여럿 생기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었죠. 다만 도쿄에서는 책을 열람하는 도서관은 아니고 마켓플레이스형 책방이랄까요? 판매만 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누구나 책장 한칸씩을 임대해 진열해 놓고 판매할 수 있어요.
저는 진보초에서 두 곳을 둘러보았는데요 둘 다 인상적이었어요.
첫번째 가게는 PASSAGE by all reviews라는 곳이었어요. 이곳은 책장마다 대문호의 이름이 프랑스 거리의 형식으로 붙어있어요. 먼소리냐면, 왜 그 파리에서는 거리 이름에 Rue가 붙잖아요? 거기서 영감을 받아 뽈 발레리(Rue Paul Valery)의 거리, 알렉상드르 뒤마(Rue Alexandere Duma)의 거리 등으로 모든 책장이 자기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그 아래는 한칸한칸 누군가 임대해서 자기 소장품을 전시한 거구요.



이 서점을 운영하는 All Reviews는 원래 서평 아카이브를 운영하는 곳이라고 해요. 이 PASSAGE의 모든 책장에는 QR코드가 붙어있는데요. 이 QR을 스캔하면, 아주 흥미로운 페이지로 랜딩되어요. 그건 바로 이 책장 오너를 소개하는 페이지예요.
이 공유서점들은 한 칸 한 칸을 ‘아무개의 문고’ 혹은 ‘아무개의 서점’이라고 불러요. PASSAGE는 아무개의 서점이라 부르는데 제가 한 칸을 스캔해 보았을 때, 이런 페이지로 안내 되더군요. 제가 스캔한 책장은 작가로 활동 중인 ‘이즈미 가쓰라’ 란 분이 채운 책장인데, 이 분은 여러 칸을 임대해 자기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어요. 이 PASSAGE에서 자기가 사인한 자기 책을 전시해요.
번역기 카메라로 돌린 버전이에요.


이 지점에서 왜 PASSAGE가 각 책장마다 거리 이름을 붙여 놓았는지 ‘아하!’ 싶은 부분이 있어요. 위의 안내에 따르면, “이즈미 가쓰라 서점은 알렉산드르 뒤마 거리 6번지와 뽈발레리 거리 4번지에 있다”란 근사한 문장이 있지요? ㅋㅋㅋ 그 말인 즉슨, 가쓰라 상은 뽈발레리 책장의 4번째 칸과 알렉산드르 뒤마 책장의 6번째칸을 임대했단 뜻이랍니다. 가상의 거리 이름은 요럴 때 멋지게 쓰는 용도예요.
공유 서점이라고는 해도 역시 도쿄는 좀 다르긴 다르더군요. 가쓰라 상처럼 책장 몇개를 임대해서 자기 신간을 주루룩 게재한 작가 있었어요. 이 작가의 책은 중앙에 수북이 쌓여있었는데, 곧 이 서점에서 사인회가 열릴 거라는 군요.


PASSAGE by all reviews는 점점 흥하고 있다고 해요. 1호점이 잘되어서 2호점을 냈는데, 2호점은 같은 건물 3층에 냈어요. 여긴 카페 공간이랑 서점 공간이 함께 있어요.
또다른 공유형 서점으로 제가 방문한 곳은 ‘네코노혼야(猫の本屋)’라는 아주 작은 책방이었답니다. 이 책방은 프랑스 이름을 가진 서가나 멋진 카페같은 공간은 없지만 또 하나 흥미로운 면이 있었는데요.
몇몇 책장은 유명 감독이나 배우가 기증한 컬렉션으로 꾸며져 있었어요. 한 감독이 자기가 읽었던 영화관련 책을 내놨더군요.
아래 사진은 제가 제가 번역기 카메라로 찍은 거예요.



일본의 진보초 거리는 정말 다양한 서점으로 가득한 거리였어요. 100년 넘은 서점들이 수두룩하고, 몇십년 된 오랜 카페들이 정말 진한 향기를 풍기는 곳이에요.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이제 큰 서점은 대부분 카페, 전시를 병설하는 곳들이 많다는 곳과, 헌책방들 살아남은 곳들 대부분이 “전문 서점”이라는 거요. 영문학 중심이건, 화첩 중심이건, 패밀리 서적 중심이건, 잡지 중심이건 어느 한 분야에선 깊은 공력을 자랑하는 곳들이 많았어요.
일본 가시면 함 들러보세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