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타의#그린리포트
#대체우유 하나로 IPO에 성공한 #Oatly
최근 식품업계엔 이 #비건밀크 가 떠오르는 스타랍니다.
과연 어떻게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edited by 하지영
안녕하세요? 독일에서 anitaa입니다. 백신 접종이 속도가 나기 시작하면서 드디어 유럽도 서서히 록다운의 빗장이 열리고 있어요.
6월 첫 주부터는 간단한 코로나 테스트 후 결과서로 레스토랑 안에서 식사도 할 수 있고(감격의 눈물이ㅠㅠ), 상점은 코로나 테스트 없이도 갈 수 있게 되었어요.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습니다.
독일에 와서 생활한 지도 어언 2년이 넘어가고 있는데요. 독일에는 우유 자체의 종류도 많고 우유를 대체하는 음료 종류도 엄청나서, 아직도 마트에 가면 선택의 폭이 넓다 못해 늘 결정장애자가 되곤 합니다. ^^;;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의 가디언에 따르면 갈수록 식물성 식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진다고 분석하는데요.
꼭 완전한 비건이 아니더라도 건강을 위해 채식 비중을 높이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그에 관련된 식물성 기반의 음식, 음료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이죠.
독일은 다양한 유제품을 마트에서 선택할 수 있어요. 우유의 지방 함유량 선택부터 유기농(Bio)을 비롯해 소화를 돕는 락토프리 음료, 콩, 귀리, 아몬드 등을 이용한 식물성 기반의 대체 우유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대체 음료들을 마셔보게 됐어요.
환경 보호뿐 아니라 맛도 충분히 있어서 비건 음료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예요.
독일은 대체 우유를 법적으로 ‘우유’라고 부를 수 없다고 해요. 그래서 슈퍼마켓에 가면 락토프리(Laktofrei) 유제품 코너에 가서 고를 수 있어요.

매일 마시는 귀리우유 오틀리, 필자 촬영 마트 세일로 왕창 구매한 식물성 요거트 알프로, 필자 촬영
독일에 와서 자연스럽게 유기농 우유는 기본으로 마시게 됐고, 그중 지방 함유는 3.8%보다는 1.5%로 선택해서 마시게 됐어요. 또한 우유 섹션 바로 옆의 콩, 귀리, 밀 등 다양한 대체 우유들도 하나씩 시도해보게 됐는데요.
유기농 우유 대신 매일 즐겨 마시게 된 대체 음료가 있어요. 바로 스웨덴의 귀리 우유1)*귀리: 타임지에서 선정한 10대 슈퍼 푸드. 귀리는 다른 곡류에 비해 단백질, 필수 아미노산, 수용성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으로, 밥에 넣어 먹거나 귀리의 가공품인 오트밀로 많이 이용된다. 오틀리예요.

일단 우유와 별 차이 없이 담백하고 맛있어요. 가격도 1.9유로(한화 약 2,500원- 한국에서 유통, 판매되는 가격은 6,000원대로 차이가 좀 나네요^^;;)로 우유보다 많이 비싸지 않아 큰 부담도 없고요.
2021년 5월 나스닥 상장 후 첫날부터 주가가 19% 상승하며 화제가 되고 있어 이번에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해요.
오틀리뿐 아니라 현재 인기있는 다양한 대체 음료도 함께 보시죠.
1. 환경 친화 귀리 우유 VS Co2 배출 주범 젖소 우유
귀리 우유 1l=0.6 kg Co2 vs 젖소 우유 1l=2.2 kg Co2
코로나 19 이후 우리는 일상에 다가온 환경 보호의 중요성, 특히 탄소 배출량과 물 소비를 줄여야 하는 넷제로(Net Zero)를 지향하는 시대에 살고 있죠.
2018년 옥스포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일반 우유는 대체 우유에 비해 환경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3배나 더 큰 것으로 밝혀졌어요. 귀리 우유는 기존의 식물성 대용 우유 중에서도 환경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귀리 우유 1리터는 0.6kg의 CO2를 배출하는 반면 젖소의 우유는 2.2kg나 배출한다고 해요.
물 소비로 보자면 그 차이는 더 확연해요. 귀리 우유 1리터는 생산 과정에서 3.4 리터의 물을 소비하는 반면 우유는 248 리터가 필요하다고 해요.
우유 대신 오틀리(Oatly) 제품 1 리터를 마시면 온실 가스 배출량이 약 80%, 토지 사용량이 79%, 에너지 소비가 60% 감소한다고 해요. 우유 대비 1/5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셈이죠.
왜 오틀리를 마시면 환경에 좋은지 명확한 숫자 지표를 제품 패키지에 삽입, MZ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어요. 우유, 콩, 아몬드 음료보다 더 환경 친화적인 음료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체 음료가 바로 귀리 우유예요.
귀리 우유는 탄수화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우유보다 좀 더 달달하고 고소한 느낌이 많이 나는데요. 실제로 당분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어요. 또한 칼슘, 비타민 B12, 인 및 비타민 D와 같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해요.
아래의 표를 보면 유제품의 종류별로 탄소 배출량, 토지 사용량, 물 사용량을 한눈에 알 수 있어요.


2. 대체 우유의 시장 판도를 바꿔놓은 게임 체인저, 오틀리
오틀리는 2021년 5월 나스닥 상장으로 14억 달러(약 1조 5,779억 원)를 조달하며 120억 달러(약 13조 5,252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되어 화제가 됐죠.
오틀리는 기존 대체 우유 시장의 판도를 바꾸며 대체 우유, 식물성 우유 시장의 선두 주자가 되었어요.
2020년 매출 4억 2,140만 달러(4,750억 원)로 2019년 2억 4,000만 달러(2,707억 원)의 2배 규모로 고속 성장, 2021년에는 8억 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어요.
2020년 지분의 10%를 2억 달러에 매각했는데, 10개월 만에 회사의 가치가 6배가 뛰었어요.
우유를 대체하는 귀리 음료의 역사는 아주 오래 되지는 않았어요.
유럽을 중심으로 포진된 대체 우유를 만드는 기업들은 그동안은 별다른 성장을 못하고 있었는데요.
기후 위기와 함께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올라간 최근, 매출도 증가하기 시작했어요.
1980년대 후반 스웨덴 룬드대학교의 연구에 기반한 기술을 사용하여,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 환자를 위한 대체 음료로 귀리 우유를 개발하기 시작했어요.
1994년 스웨덴의 Rickard와 Bjorn Oste 형제가 이 기술을 이용해 오틀리를 설립한 건데요.
2000년대 초반 스웨덴, 핀란드 등을 중심으로 유통하다가, 2012년 새로운 CEO로 토니 피터슨(Toni Petersson)이 합류하면서 오틀리의 새로운 성장 스토리가 탄생했어요.



브랜드 | 오틀리(Oatly) |
본사 | 스웨덴 말뫼 |
창립자 | 스웨덴 Rickard와 Bjorn Oste 형제 |
설립시기 | 1994년 |
대표상품 | 귀리 우유, 비건(식물성, 채식주의) 식품 전문 기업 |
매출 | 4억 2,140만 달러(약 4,750억원), 2020년 |
IPO(나스닥 상장) | 2021년 5월 |
유통망 | 25개 국 6만 개 매장 32,200 커피숍 |

오틀리의 지속가능한 성공 전략
1.미국 스페셜티 커피숍 바리스타들의 입소문, 스타벅스의 선택
CEO 피터슨은 이미 유기농 전문 마트 중심으로 판매되었던 유럽을 넘어서 미국 시장을 공략하며 글로벌 브랜드 전략에 초점을 맞춥니다. 미국 우유 시장은 1,237억 달러(139조 원)에 달하는데요. 갈수록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을 찾는 추세를 발견해 2017년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됩니다.
미국 시장에서 2012년~2018년까지 대체 우유 제품의 판매량이 60% 이상 성장했다고 하는데요. 그 중 가장 친환경적인 귀리에 쏠린 관심은 그래프의 추이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진출 당시에는 귀리 우유에 대한 인지도가 없었기에 스페셜티 커피숍인 인텔리젠시아(Intelligentsia) 등의 바리스타를 공략했는데요.
크리미한 거품과 함께 우유와 가장 유사한 맛을 내며 커피에 최적화된 오틀리 ‘바리스타 에디션’으로 바리스타들을 사로잡으며 그들의 커뮤니티에 입소문을 내면서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어요.
2021년 3월 미국 스타벅스 15,000개 매장에서 ‘귀리 허니 밀크 라떼’와 ‘아이스브라운 슈가 귀리 밀크 에스프레소’를 출시하면서 귀리 음료가 더욱 확산되고 있어요.
스타벅스는 1997년부터 두유를 판매했고, 2015년 코코넛 밀크, 2016년 아몬드 밀크를 추가했어요.
미국 시장은 1995년 이후 우유 소비가 40% 이상 감소하는 대신 식물성 우유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기에 귀리 우유 오틀리야말로 소비자의 변화한 흐름에 딱인 상품이었어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대체 유제품 판매량은 60% 이상 성장했어요. 귀리, 마카다미아, 완두콩, 코코넛, 피칸, 퀴노아, 헤이즐넛 등 카테고리 또한 빠르게 다양화되었어요

독일에서도 60여 종류의 다양한 대체 우유와 함께 경쟁하며 유기농 전문 슈퍼마켓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었죠. 그러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중적인 슈퍼마켓인 레베(Rewe), 에데카(Edeka) 등에 유통을 시작하고 바리스타 에디션을 출시했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독일은 대체 우유를 ‘우유’라고 부르는 것을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아 락토프리(Laktofrei) 음료 코너에 진열되어 있는데요. 독일에서의 매출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4배 성장했다고 해요.
급증하는 수요 충족을 위해 네덜란드 공장 증설과 2019년 미국의 뉴저지 주 밀빌에 1,500만 달러 규모의 공장도 오픈하는 등 총 7개의 생산라인을 가동시켰는데요, 수요를 맞추지 못해 2020년에는 미국 전역 슈퍼마켓은 물론 신규 납품처가 된 스타벅스까지 조달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요.
2020년 블랙 스톤, 오프라 윈프리, 나탈리 포트만, 스타벅스의 전 CEO 하워드 슐츠 등 미국 저명인사와 헐리웃 ‘큰손’들의 투자가 이어졌어요. 현재 대체 우유로 만든 요구르트와 아이스크림까지 영역을 확장했고 전 세계 6만 개 매장과 32,200개 커피숍에 공급하고 있어요.

2.개성(Personality), 유쾌&위트! MZ 취향 저격 패키지와 커뮤니케이션 전략
피터슨은 오틀리의 광고, 패키지, 로고, 아이콘 등 소비자와 맞닿는 모든 장치들 또한 MZ 세대에 맞추어 리뉴얼했어요. 오틀리의 예전 패키지 디자인을 보면 그다지 큰 특별함을 느낄 수가 없는데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상품의 패키지 디자인부터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하고 있어요.

전통과 관습에 도전하는 대담한 메시지를 담되 심각하고 무겁지 않게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추구했어요. 이에 연결되어 광고 메시지 또한 진실되며 유쾌하게 전달했는데요.
2015년 오틀리는 당시 오틀리 제품의 광고 메시지를 “우리는 인간을 위한 우유를 만든다.(It’s like milk but made for humans.”)라 하며 동물성 우유에 대한 부정적 언급을 했다는 이유로 여러 우유 회사로부터 소송을 당했는데요.
이에 모든 법률 문서를 온라인으로 투명하게 소비자들에게 알리며 소송의 공정성에 대해 소비자가 결정할 수 있도록 소셜 미디어와 광고에 게시물을 제작했다고 해요.
소비자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이들을 응원함으로써 이를 계기로 오틀리가 급성장하게 됐다고 해요. 소비자들이 오틀리가 무엇을 하는지, 왜 동물성 우유 대신 귀리 우유를 마셔야 하는지에 대해 알게 된 거죠.

위트 있는 메시지, “The Boring Side(But very important)”지루하지만 중요해
오틀리 패키지 뒷면도 재미난데요. “Wow no Cow!”가 쓰여진 윗면, 그 아래 지루하지만 중요한 측면이라면서 주재료,성분, 함유량을 표시해 역설적으로 대화하는 느낌이 들고요.
측면에는 탄소 발자국 수치를 표시하고 돋보기로 들여다보는 비주얼을 디자인해 놨어요. 패키지 하나에도 재미난 스토리를 가득 담아 유쾌한 정체성이 잘 드러나 있어요.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가 선정한 2019년 세계 최고의 혁신 기업 9위, 브랜딩 부문 2위에 선정된 걸 보니 저만 인상 깊게 본 게 아니었어요. ^^

경쟁 체제에 돌입한 식물성 음료 시장
현재 식물성 음료의 시장 규모는 170억 달러(약 19조 원)가 된다고 하는데요.
대체 우유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오틀리 외에도 유럽 대체 음료 1위인 다국적 기업 다논(Danone)의 대표 비건 음료 브랜드 알프로(Alpro)를 비롯해 60여 개의 크고 작은 브랜드들이 경쟁하고 있어요. 1980년 론칭한 알프로는 콩, 아몬드, 코코넛, 캐슈넛, 귀리 등 다양한 식물성 원료를 바탕으로 식물성 대체 음료를 선보이고 있어요.
저희 집에서는 오틀리와 함께 두유인 알프로 소야(Soya)를 즐겨 마시고 있어요. 알프로는 2025년까지 ‘탄소 제로, 물 제로, 폐기물 제로’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고 해요. 국내에는 2021년 초 알프로 바리스타 전용 라인이 도입되었어요.

2021년 5월 세계 최대 식료품 회사 네슬레에서 완두콩 기반의 식물성 음료인 운다(Wunda) 론칭을 선언하며 오틀리의 인기를 견제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어요. 네슬레는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는 일이 드물다고 해요.
또한 스웨덴의 완두콩 단백질 대체 우유 회사인 스프라우드(Sproud)가 미국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어요.


BBC의 한 프로그램에서 젖소 우유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식물성 유제품에 비해 30배 높다고 밝혔는데요.
환경오염에 영향력이 큰 것을 알 수 있어요. 귀리 우유를 마시면 일반 우유를 마시는 것 대비 42,221리터의 물을 절약할수 있어 목욕을 280번 이상 할 수 있다고 하네요.
한국도 전체 우유 시장 3조 1,200억 원(2020 기준) 중 대체 우유의 시장 규모가 5,870억 원으로 2019년 대비 6% 증가했는데요.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51% 증가한 수치라고 해요.
우리나라에 현재 유통되는 오틀리나 알프로의 가격이 5,000~6,400원대라 제가 독일에서 매일 접하는 1.9~2.2유로대에 비하면 저변 확대의 장벽이 많이 느껴져요.
그러나 오틀리의 미국 유통 판매가의 경우도 4.8달러인데도 인기를 끌며 급성장하는 것을 보면 가치 소비 측면에서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열려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 건강과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으로 귀리나 아몬드 같은 대체 우유 한 잔 오늘부터 어떠세요? 한국도 빨리 저변 확대가 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