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트렌드의 새 칼럼 #재무로본경쟁자들!
때로 한 업종에 #스타트업 과 #레거시기업 이 함께 경쟁할 때가 있지요?
오늘은 온라인 장보기, #쓱닷컴 과 #마켓컬리 를 비교해 보자요~
새로운 저자 #Kimcenzo 님을 소개합니당~~!
edited by 하지영
안녕하세요. 새롭게 칼럼으로 만나게 된 김성호입니다.
먼저 제 소개를 간략히 드리자면, 전 긴 시간 동안 다양한 기업에서 CFO로 일을 했고 그 후 약 6년간 이랜드 영국법인장과 유럽법인장으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작가, 기고가, 그리고 강의를 주업으로 하는 일인기업을 운영하고 있답니다.
25년 이상 재무(회계) 분야에서 일을 했던 관계로 제가 독자로서 애독해온 데일리트랜드로부터 재무제표를 통한 기업분석을 요청받아 필진으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회계의 기초 지식이 없는 분들이라도 보시는 데 불편함이 최소화되도록 가급적 쉽게 글을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신선식품 새벽 배송의 창시자인 마켓컬리와 그 분야의 굳건한 시장 1위 에스에스지닷컴(SSG)의 실적을 2020년도 재무제표를 통해 비교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두 기업은 코로나 이후 각광 받고 있는 음식 배달을 대표하는 기업이기에 비교를 통해 배울 점이 제법 있을 것입니다. 다만, Kurly가 아직 비상장 기업으로 실적을 분기 단위로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 목적으로는 부득이 연간 자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기에, 2020년 재무제표를 통해 비교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우리가 실적을 볼 때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것이 매출과 영업이익이죠. 아래의 표에서 비교해서 보겠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보면 SSG가 매출 면에서 Kurly의 1.36배의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기업의 공통점은 2019년 대비 2020년에 매출성장율이 매우 높다는 것이고 (SSG 53%, Kurly 124%),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성장 속도는 컬리가 월등히 높지만 이익 면에서는 SSG가 훨씬 양호하다고 보입니다.
이 정보도 의미는 있지만 이 정도로는 두 기업을 너무 피상적으로밖에 알 수 없기에 재무제표의 주요 항목들을 더 세밀히 관찰하면서 두 기업의 속사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업 안정성 측면의 비교
기업의 안정성을 따질 때 흔히들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을 먼저 점검합니다. 유동비율이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누는 것인데 1년 안에 도래하는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충분한 유동자산이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100% 이상이어야 안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SSG의 유동비율은 130%인 반면 Kurly의 유동비율은 26%입니다. Kurly의 유동비율이 너무 낮게 나오는 것은 그동안 투자 받은 자금 중 회계상 차입금으로 기재되는 전환사채우선주의 금액이 6,666억으로 크기 때문인데요.

장래에 이 차입금이 자본으로 전환될 것으로 가정해 볼 경우, 그들의 유동비율은 119%로 당장 유동성에 문제를 나타내고 있지는 않습니다.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도 SSG가 39%로 Kurly를 압도합니다. Kurly는 그동안의 누적된 손실이 자기자본을 넘어선 자본잠식 상태로 자본이 -5,319억이기에 사실상 부채비율을 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투자 받은 전환사채를 미래의 자본으로 간주하여 자본에 더해서 본다면, 그들의 자본은 1,347억이 되고 이때의 부채비율은 336%입니다.
추가적으로 현금과 현금성 자산 잔액을 보면 SSG가 3,101억 원, Kurly가 1,492억 원으로 두 기업 모두 약 6개월치 판매관리비에 해당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이외에도 SSG의 총자산이 Kurly의 3.4배에 이르며 자본 규모는 10.6배에 해당합니다. 기업의 규모가 안정성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참고할 만한 숫자로서 나름의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안정성 측면에서는 비교 자체가 무색할 만큼 SSG가 월등히 앞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익성과 성장성 측면의 비교
앞서 보여드린 대로 매출성장율에서는 Kurly가 대단히 인상적인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전반적인 수익성 면에서는 어떨까요?

Kurly는 매출액 면에서 2019년 SSG의 50% 수준에서 2020년 74% 수준으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습니다. 매출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해 영업손실율도 2019년 -23.8%에서 2020년 -12.2%로 큰 폭으로 개선(표1)되고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매출성장율을 제외한 손익계산서 상의 대부분의 수익성 지표에서도 SSG의 개선 속도가 Kurly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됩니다. SSG의 영업손실율은 2019년 -9.7%에서 2020년 -3.6%로 개선(표1)되었으며 이 속도로 간다면 SSG는 조만간 BEP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반면 Kurly는 아직 적자와의 싸움을 당분간 이어갈 것 같습니다.
효율성 측면의 비교
누구나 사업에서 최소 투자로 최대의 결과를 거두는 것을 원합니다. 효율성 지표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점검하는 계기판과 같습니다. 이번에는 효율성 측면에서 두 기업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전체 자산으로 얻은 이익을 보는 총자산이익율의 경우 SSG -2%, Kurly -38% (두 기업 모두 적자 상태이기에), 자기자본으로 얻은 이익을 보는 자기자본이익율의 경우 SSG -2%, Kurly -42%로 자산과 자본의 활용도 면에서 SSG가 앞섭니다.
흥미로운 것은 SSG가 Kurly보다 매출은 1.36배 크면서도 재고자산은 41% 수준으로 Kurly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매출을 재고로 나눈 재고자산회전율의 경우 SSG는 8,700%인 반면 Kurly는 2,622%입니다.

이 말은 SSG가 Kurly에 비해 같은 재고를 가지고 약 3.3배 더 큰 매출을 기록하는 효율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가 더 큰 충성고객군 때문인지, 마케팅의 역할인지, 배송 능력 때문인지 재무제표에서 알 수는 없지만 결과적인 숫자 정보에서 우리는 SSG의 능력을 다시금 보게 됩니다.
이렇다 보니 SSG의 2020연말 재고금액은 150억으로서 Kurly의 363억에 비해 월등히 작습니다.
2020년 재무제표를 통해 간략히 두 기업을 보고 나니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전체적인 지표에서 SSG가 나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들은 신세계그룹이 아니겠습니까? Kurly가 2014년 설립되어 7년 남짓한 업력을 가지고 있는 신생기업임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까지 외형을 늘려온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기업들을 재무제표를 통해 비교하면서 바라보려 합니다. 모쪼록 재미있었기를 바랍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