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은 누굴까요?#워케이션 과 #로컬스타트업 이야기를 써주고 계신 문승규 작가님.이번에는 남해의 로컬 스타트업 이야기들을 써주셨어요.#팜프라, #플랜포히어, #해변의카카카#유휴하우스.누군가는 이곳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어요..!
한국관광공사의 ‘빅데이터 기반 신규 관광 트렌드 및 사업 발굴 – 워케이션 후보지 발굴과 경쟁력 분석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8월 기준 48.8%의 기업에서 재택근무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를 경험한 사람은 74.0%로 나타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후에도 51.8%의 기업이 재택근무를 계속 시행하겠다고 응답했으며, 원격근무가 영구적으로 지속될 것이란 의견은 35.0%로, 코로나19 이전 원격근무를 경험한 15.0%에 비해 약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택근무, 원격근무 등과 같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일과 휴식, 일과 여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워케이션 시장을 부상시켰습니다. 일본의 경우 2020년 699억 엔이던 시장규모가 2025년 3,633억 엔으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기업 복지 차원에서 워케이션을 선택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토스 서비스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는’는 2021년 11월, 경상남도 남해군과 협업해 남해군에서 소유하고 있는 유휴공간 1층은 사무실로, 2층은 숙소로 만들었습니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팀원 7명이 2주간 남해에서 함께 근무하며 생활하였고, 새로운 제품 2개를 론칭하였는데, 평균 만족도가 7점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한화생명은 2021년 7월부터 ‘리모트 워크플레이스’를 도입했습니다. 직원들이 본사가 아닌 새로운 곳에서 일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호텔에 업무 환경을 조성하였고, 퇴근 후에는 요가, 명상 등의 프로그램도 지원하였습니다.
CJ ENM 역시 2021년 10월부터 제주도에 거점 오피스를 마련하고 직원들에게 한 달간 제주살이 기회를 주는 인사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매월 10명씩 신청을 받아 숙박, 교통 지원금으로 월 200만 원을 제공하고, 원하는 곳에서 숙박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근무시간 외에는 자유롭게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워케이션 트렌드는 여행과 일상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숙박, 식음, 교통, 레져 등 전통적인 산업의 형태도 바꾸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워케이션 주요 속성으로 숙소 유형(공유숙박, 호텔, 전통숙박, 캠핑, 펜션), 장소 유형(공원, 농촌, 도시, 바다, 산), 퇴근 후 콘텐츠(농촌체험, 액티비티, 감성레저), 식음 및 부대시설(레스토랑, 카페), 비대면(외지인방문객 혼잡도), IT기술(공공와이파이), 접근성(개인차량, 대중교통)을 선정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워케이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제주도, 전남 여수, 경북 경주, 전남 순천, 강원 강릉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소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중의 선호도를 측정하였는데, 제주도, 전북 완주, 충청 단양, 부산 해운대, 강원 춘천, 경남 남해, 충남 서천, 전남 목포 등이 SNS 상에서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지난 군산편에 이어 경남 남해의 워케이션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남해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워케이션 기반을 만들어 나가는 팀들의 이야기에 주목해 보세요!
남해 :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하는 워케이션

경상남도와 전라남도의 경계에 위치한 남해군은 남해도와 창선도 2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보통 ‘남해’라고 하면 남쪽 바다를 떠올리기 때문에 남해군이라는 지역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남해의 인구는 1960년대 13만 명에서 꾸준히 줄어 현재는 약 4만 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남해도는 우리나라에서 5번째, 창선도는 12번째로 큰 섬이고, 섬의 상당 부분이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섬의 자연환경에 비해 남해의 고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의 70%는 대학교 때문에 도시로 떠나고, 65세 이상 인구가 약 38.9%로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습니다. 남해에 없는 것이 두 개가 있는데, 바로 산부인과와 사립 유치원입니다.
아이를 낳거나 키우기 어려운 환경 때문에 인구의 자연감소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고, 2021년 10월,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어 정부로부터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남해에 연고는 없지만, 남해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 귀농과 귀촌을 선택한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9년 남해군의 귀농귀촌 인구수는 669세대, 1,071명이었는데, 2021년에는 1,181세대, 1,711명으로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남해에 귀촌한 청년들은 워케이션을 직접 실천하기도 하고, 워케이션을 위한 타운을 만드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각자 자기만의 색깔로 남해를 채우고 있는 매력적인 팀을 소개합니다.
*출처 : 빅데이터 기반 신규 관광 트렌드 및 사업 발굴 – 워케이션 후보지 발굴과 경쟁력 분석을 중심으로, 한국관광공사 (2021.10)
1) 판타지 촌 라이프를 꿈꾸는 스타트업, ’팜프라’

팜프라는 팜(farm, 농장)과 인프라(infra, 기반)의 합성어로 도시에서 이주하려는 청년들이 촌 라이프를 실현하도록 기반을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팜프라를 설립한 유지황 대표는 기아 문제에 직면해있는 아이들의 인권에 대한 관심을 갖고, 분배의 불균형과 선택의 불평등에 놓여있는 사람들이 삶의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고자 남해 두모마을을 선택했습니다.
14개 국의 농장에서 직접 일하며 그들이 가진 주거, 시스템, 기술, 도구, 가치, 라이프 스타일을 확인하였고, 이때의 경험을 살려 팜프라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팜프라가 남해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DIY 집짓기 ‘코부기 프로젝트’였습니다.
주거 환경이 열악한 촌에서 이동식 목조주택을 제작해보는 워크숍을 통해 집을 짓는 전 과정과 공구 사용법을 익히게 됩니다.

다음 단계로 남해의 농수산물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팜프라 매거진’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시금치, 고사리, 문어 등 남해 지역의 제철 먹거리와 로컬 레시피, 동네 이야기가 담긴 매거진을 만들고, 해당 먹거리를 산지 직송으로 보내줍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을 알리고, 농수산물의 가치를 높여 농가 수익을 높이게 됩니다. 최근에는 두모마을의 땅을 매입해 공유 사무실, 공유 작업실, 공유 주택이 복합된 ‘워케이션 타운’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코부기 프로젝트의 경험을 살려 청년들이 촌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9채의 집을 짓고 있는 팜프라의 실험을 응원합니다.
*팜프라 : https://www.farmfra.com/ (인스타그램 : @farmfra_official)
2) 지금, 이곳을 위한 계획을 하는 기획자, ‘플랜포히어’

플랜포히어는 살아있는 모든 것을 연결하는 경험을 계획하는 문화기획자 그룹으로 남해 상주에 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양화를 전공한 정다현 대표와 디지털미디어디자인을 전공한 이완술 대표가 함께 설립한 ‘플랜포히어’는 수원시 평생학습관 내 시민작업장인 ‘거북이공방’에서 시민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수원 행궁동에 공방을 처음 오픈하였습니다.
이후 정다현 대표가 팜프라 집짓기 워크숍에 2주간 참가하면서 남해의 매력에 푹 빠졌고, 남해 상주 은모래비치 근처에 빈 상가를 빌리고 직접 수리하여 살림집과 공방을 차렸습니다. 남해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작업은 마을 주민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일이었습니다. 10대부터 70대까지 총 스무 명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자연스럽게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할머니가 나물 캐러 가는 산책길, 아이들이 만든 비밀 아쿠아리움 등 관광객이 아닌 주민의 시각으로 남해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밖에도 초등학생들과 함께 운동장 놀이터를 만들어보는 ‘나무로 만든 비밀기지 프로젝트’, 상주 은모래비치를 둘러싼 공간과 생태를 기록하는 ‘은모래 채집생활’, 남해의 이웃들과 일년 동안 주기적으로 만나 함께 연구한 ‘평화로운 마을 공동체 만들기 가이드북’ 등 남해의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기획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구와 공간, 사람과 이야기를 연결하고 싶다는 플랜포히어의 말처럼 남해의 아름다운 자연과 일상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연결되기를 기대합니다.

*플랜포히어 : https://planforhere.com/ (인스타그램 : @planforhere)
3) 지역살이를 실험하는 문화 예술 커뮤니티, ‘해변의 카카카’

‘해변의 카카카’는 2018년부터 남해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문화 예술 창작 집단입니다. 미술, 영상, 문학,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 활동과 함께 남해를 배경으로 출판, 공연 등 매력적인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남해에서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던 친구를 따라 10여 명의 예술가 친구들이 선구마을 바닷가에 작은 집을 구했고, 남해에 머물며 함께 작당을 모의하는 아지트가 되었습니다. ‘해변의 카카카’는 이 집을 중심으로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남해 지역 네트워킹 파티’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때의 경험을 담아 지방 소멸의 내용을 담은 책 ‘우리가 소멸하는 방법’을 출간하였고, 청년, 지역소멸, 새로운 모험을 이야기하는 ‘무인도 영화제’도 개최하였습니다. 이후 남해군의 ‘리빙랩 프로젝트’를 통해 무지개마을에 갤러리를 운영하였고, 최근에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서면의 작은 건물을 매입하여 ‘해변의 카카카’ 활동과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쌓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촬영 때문에 우연히 남해에 왔다가 이제는 남해에 정착하여 문화 예술 커뮤니티의 거점을 만들고 있는 ‘해변의 카카카’ 같은 팀들이 지역에 많아진다면 지역살이가 좀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요?
*해변의 카카카 : https://brunch.co.kr/@cacaca (인스타그램 : @cacacaontheshore)
4) 살고 싶은 동네에서 살아보는 공유주택, ‘유휴하우스’

유휴하우스는 지역의 빈집을 수리해 지역에 살아보고 싶은 분들께 빌려 드리는 공유주택입니다. 유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블랭크는 귀촌하는 사람들이 부동산 정보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하여 빈집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처음 시작하였습니다. 첫 대상 지역을 남해로 선정하고 남해에 귀촌한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빈집을 찾아 다녔습니다.
부동산에 나와있는 매물은 대부분 개발을 해야 하는 땅이어서 빈집 정보를 찾기가 어려웠는데, 남해군청 홈페이지와 지역 주민, 이장님의 소개로 빈집 주인을 만나 협의하고 사진을 찍고 도면을 작성하여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그렇게 하나둘 매물을 올리다 보니 매매보다는 단기로 바로 입주가 가능한 집을 찾는 문의가 많이 들어왔기에, 홈페이지에 등록된 집을 직접 임대하고 수리하여 유휴하우스를 오픈하였습니다.
현재 남해 상주에 1호점과 2호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호점의 경우 집을 직접 수리하는 대신 10년 무상으로 집을 빌려 공유주택으로 전환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관광 목적으로 입주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근처에 있는 공립형 대안학교에서 아이를 교육시키거나 파견을 내려온 직원들이 함께 거주하는 등 실 거주를 목적으로 입주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휴하우스에 머물다가 지역에 창업을 하기도 하고, 근처에 집을 구해 정착을 하기도 합니다.
유휴하우스는 남해를 시작으로 제주, 여수, 속초 등 워케이션하기 좋은 지역에 공유주택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역으로 내려갈수록 집구하기가 어려운데, 유휴하우스와 같은 서비스가 늘어나 더 많은 사람들이 지역에 내려와 살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유휴하우스 : https://yoohuu.kr/ (인스타그램 : @yoohuu.kr)

남해에는 1960년대 독일에 파견되었던 파독 근로자와 가족들이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조성한 독일마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김만중이 유배를 왔다가 사씨남정기를 집필하고 임종을 맞이한 노도라는 섬도 있습니다. 이처럼 남해는 누군가에게는 정착의 희망을, 누군가에게는 격리의 아픔을 품고 있는 섬입니다. 이러한 고립된 환경이 현대인에게는 오히려 휴식의 기회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번잡한 대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섬에서 일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남해의 아름다운 자연이 ‘팜프라’와 ‘플랜포히어’, ‘해변의 카카카’와 같은 문화 예술 팀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워케이션 트렌드가 확산될수록 남해는 점점 더 살아 보고 싶은 도시로 떠오를 것입니다.
교정 : 하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