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요즘 #편의점#퀵커머스 가 뜨거운 이슈지요?일본에서 #7Eleven 은 이 컨셉을 5년간 실험했어요. #7Now 가 그것. 이들이 5년간의 실험에서 얻어낸 것들이 뭐게요? 그리고 대체 이 컨셉을 5년간이나 실험한 이유는 뭐였게요?
안냐세요~ 상쾌한 아침입니다! 으악! 이제 정말 1주일 남았어요. ㅋㅋㅋ 저의 3개월간의 대항해가 끝나갑니다. 한번 바다를 맛본 사람은 따뜻한 집과 고향을 두고 마도로스가 된다고 하지요? 저에게도 정말 대단한 경험이었어요. 아직도 마지막 풍랑이 거셉니다만.. 신에게는 1주일 하고도 하루가 있사옵니다! ㅋㅋㅋ 저도 제가 이런 초긍정녀인 줄 몰랐지 말입니다?
오늘은 퀵커머스 이야기예요.
요즘 퀵커머스에는 2가지 쟁점이 있니다.
첫째는 Gorillas와 GoPuff 같은 모델의 미래가 너무나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거요. Gorillas는 얼마 전 갑자기 직원 절반을 해고해 난리가 났었지요? GoPuff는 상황이 쭘 낫지만.. 본질적으로 매출이 늘면 인건비가 늘어나는 사업이라 참 수익성에 대해 낙관하기가 어려워요.
둘째는 이런 흐름과는 다른 선상에서 편의점과 마트 기업들이 퀵커머스 사업에 팔 걷어붙이고 나섰다는 거요. 한국에서도 GS리테일의 요마트가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지요? 이마트도 계열사를 모아 쓱고우 서비스를 출범했어요.
이 마트나 편의점이 시작하는 퀵커머스는 사실 Gorillas나 B마트처럼 배달업체가 운영하는 퀵커머스랑은 수익구조나 맥락이 전혀 달라요.
배달업체가 운영하는 퀵커머스의 경우 소규모 창고를 짓고 스스로 매입을 해서 되파는 구조거든요. 배달업체가 임대료와 매입비를 부담하면서 배달을 해야 하는 시장이구요. 유통기업이 운영하는 퀵커머스는 사실 이미 매장에 있는 재고를 퀵커머스 채널을 하나 더 내어 더 많이 소진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OMO 서비스예요. 전자보다는 비용 관리에서 유리한 상황이죠.
하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나갑니다.. 하핫. 젤 돈이 안 드는 건 암 것도 안하고 오프라인으로만 파는 거죠. 그런데 기업은 기꺼이 투자를 해서 더 벌고 싶잖아요..? 이 유통 사이드 퀵커머스의 관건은 추가 투자 비용을 커버할 만큼의 매출 신장을 가져오느냐겠죠.
바로 이 지점에서 일본의 세븐일레븐이 뭔가 실증을 해내고 있는 듯요. “우리 생각에.. 이건 투자 가치가 있는 확장이야’라는 결론이랄까요? 한국 리테일들도 이런 결과를 낼 수 있을까요?
세븐일레븐은 사실 Gorillas가 등장하기 전인 2017년부터 ‘넷편의점’이란 개념을 실험해오고 있었어요. 그리고 2018년부터 ‘7NOW’라는 이름으로 미국과 일본에서 편의점 배달을 시작했죠. Gorillas가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니까, 세븐일레븐의 행보는 겁나 빨랐던 거예요.

세븐일레븐이 이제 7NOW를 본격적으로 밀기 시작했어요. 어느덧 7NOW에 참가한 점포가 미국과 일본에무려 5천 점..!
실물 편의점이 주도하는 퀵커머스 시장, 과연 세븐일레븐이 지난 5년 앞서 걸어가면서 발견한 것들은 무엇일까요? 오늘은 요 얘길 좀 해볼까 합니다. 다 같이 고고씽!
5년 해보니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어
세븐일레븐은 사실 최근의 퀵커머스 트렌드와는 무관하게 자기네 실험을 먼저 시작했던 회사였어요.
이들이 하고자 했던 실험은 소비자들의 이커머스가 늘면서 편의점 사업도 이커머스화 해보려는 목적의 ‘넷편의점(인터넷 편의점)’ 비즈니스였죠. 꼭 퀵커머스 같은 걸 하고 싶었다기보다는 무언가 편의점 소비도 디지털화 하려는 시도를 해야 할 것 같았달까요?
그래서 일본에선 2017년부터 ‘세븐일레븐 넷편의점’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그 후 하나하나 점포를 늘리며 테스트해왔는데 올 2월까지 홋카이도, 히로시마, 도쿄도에 약 1200점 정도가 이 넷편의점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답니다.
미국에서도 2018년부터 7NOW란 이름으로 넷편의점 사업을 시작했어요. 미국이 일본보다 확산 속도가 빨라서 지난해 말까지 미국 전역에 약 4천여 점포가 이 7NOW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그리고 올해 2월, 모기업인 세븐아이홀딩스에서는 이 세븐일레븐의 디지털 주문 배송 서비스를 7NOW란 이름으로 통합했답니다. 이제 글로벌화 해보겠다는 거지요.
세븐일레븐이 이렇게 5년이나 뜸을 들인 이유는요. Diamond Retail애 따르면 이 서비스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이 줄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해요.
OMO 채널을 만드는 이유는 점점 줄어드는 편의점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인데, 되려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생기면서.. 오프라인으로 오던 사람들이 온라인으로만 주문하면 어찌 되겠어유? 온라인 만드느라 투자는 했는데 매출이 느는 게 아니라 기존 매출을 나눠먹고 앉았다면 굉장히 난감한 일이 되지요?
그래서 일본 기업답게.. 조심스레 데이터를 모으면서 살짝 살짝 도입 점포 수를 늘려보았어요. ㅋㅋㅋㅋ 오오 그랬더니.. 2만 개 점포 중 1200개가 될 때까진 원하던 대로 매출 향상에 기여하더래요.
옴니채널을 하면 구매액이 늘어난다니까요
세븐일레븐은 7NOW와 이용자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몇 가지 흥미로운 데이터를 공유해 주었어요.
우선 이 7NOW를 도입한 모든 점포의 객단가는 도입하지 않은 점포에 비해 최대 3배까지 늘어났다고 해요. 이 서비스가 가장 애용되는 지역은 오피스 빌딩 밀집지나 상업 지역이 아닌 ‘주택 입지’에서였구요. 시간대 별로는 17-19시 사이 주문 건수가 늘어나고 객단가도 오르기 시작하는 걸로 봐서 저녁식사를 위해 주문이 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군요.
흥미로운 건, 7NOW 주 이용 고객이 기존의 오프라인 주 이용 고객과 다르다는 거요. 오오.. 이건 정말 효과가 있다는 소리예요. 7NOW가 세븐일레븐에 신규 고객을 몰아왔단 얘기니까요.
기존 점포 주 고객층의 볼륨 존은 40~50대인 반면 ‘7NOW’ 유저는 여성 비율이 높고, 그 중에서도 30대 여성이 가장 많아요. 그 다음이 40대 여성, 20대 여성 순서라는군요.
기존 점포 고객들 중에서도 이제 둘 다 이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데요. 바로 이 경우가 염려되는 것이 점포매출이 줄고 7NOW 주문만 늘어나는 경우겠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가 단순 전환된다면 기업은 괜히 온라인 배송 시스템 관리만 추가해 스스로의 마진만 낮추는 꼴이니까요.
그런데 다행히 데이터는 긍정적인 성과를 말하고 있어요.
세븐&아이 그룹 공통 멤버십인 ‘7iD(세븐아이디)’의 회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점포만 이용하고 있는 사람’과 2021년도에 7NOW를 이용하기 시작한 사람’을 비교해 봤더니요. ‘점포만 이용하는 사람’의 1개월당 구매액은 2020년-2021년 사이 변화가 없었던 반면, 2021년도에 7NOW를 이용하기 시작한 사람’의 경우는, 2021년도에 점포에서의 구매액은 약간 감소했지만, 7NOW에서의 구매액과 통합해서 보면, 월 구매액이 2020년에 비해 현저하게 증가했어요.
즉, 기존 고객 상대로도 LTV가 성공적으로 늘어났다는 뜻요.
이렇게 옴니채널을 하게 되면 고객의 씀씀이가 커진다는 건 모든 유통이 공통적으로 입증하고 있는 바예요. 얼마 전 미국 Nordstrom 백화점 또한 같은 결과를 보고했다고 말씀 드렸지요?
미국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랍니다. 미국이 일본보다 먼저 싹수가 훤했는데요. 이미 2021년 10월, 상반기 결산을 발표했을 때 세븐아이홀딩스가 뭐라고 했었냐면요.
“미국에서 7NOW 서비스의 경우 고객 단가가 내점 고객 대비 70% 이상 높고, 이용건수도 2020년 1-3월기부터 2021년 4-6월기에 8배까지 늘고 있습니다.”
역시 PB가 잘 팔리는 세븐일레븐, 배송은요
‘7NOW’의 취급 품목 수는 약 3000개 정도로 완전하게 배송 점포들이랑 재고가 연동돼요. 본 목적이 매장 재고를 더 많이 소진시키는 것이니 당연하지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500m 안에 있는 편의점들 중 골라서 주문을 넣을 수가 있는데요. 5년간 7NOW 배송을 하면서 세븐일레븐은 배송 시간을 최단 2시간에서 최단 30분으로 단축했어요. 진정한 퀵커머스를 구현한 것이죠..!
경험과 실증을 통해 압축된 것인 만큼 이들의 딜리버리 시스템은 단단해요. 보통 다른 편의점들 딜리버리는 우버이츠 같은 음식배달업을 통해 배달하거덩요? 그런데 세븐일레븐은 이런 라스트마일 업체랑은 하지 않는다고 해요. 이들은 GENie, CBcloud 같은 배송업체랑 제휴해서 자기네만의 딜리버리 시스템을 구축했어요.
인상적인 건, ‘건당 배송’이 아니란 거요. ‘상자당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한 상자에 여러 주문을 담아 위탁하고 상자에 따라 배송비가 변동되는 시스템이래요. 호오… 이건 뭘까나..?
일단 배송 방식은 주문이 들어오면 편의점 직원이 피킹을 하고 근처의 배달차에 연락을 해요. 배송에는 경자동차나 원부 삼륜 스쿠터가 사용되는데, 보통 1차량당 5-7개의 점포가 배당된다는군요.

소비자 입장에서 7NOW를 이용하려면 최소 주문금액이 세금을 제외하고 1000엔(일부 지역에서는 600엔) 이상이어야 하고, 배송료는 1회 110~550엔(세금 포함)이에요. 주문 가능 시간은 오전 9시 30분~오후 10시 15분이구요.
결론적으로는 요 주문 데이터랑 배송 차량 데이타를 잘 짜맞춰서 고객이 지불하는 배송료 내로 경비가 락업될 수 있게 미친 듯이 매치메이킹 하는 건데요. 이건 지난 5년간의 세븐일레븐의 짬밥을 알려주는 대목이기도 해요. 여러 고객 배송을 1상자로 합치는 게 실은 쉽지 않거든요? 쿠팡 같은 경우 한 고객이 여러 개를 주문해도 그게 안 합쳐져서 여러 상자로 오기도 하잖아요..? ㅠㅠㅠ
자기네 말로도 오랫동안 이 시스템을 가다듬어 왔다고 이야기해요. 현재 세븐일레븐은 2024년에 전국에 7NOW 서비스를 전개할 계획이에요.
여기서 중요한 건 말이죠. 이 7NOW가 왜 잘되냐는 거예요. 편의점이 딜리버리를 시작하면 원래 잘되게 되어 있는 걸까요?
그렇지만은 않아 보이는 것이 현재 젤 인기 있는 7NOW 품목은 세븐일레븐의 맛있는 PB 제품들이에요. 원래 세븐일레븐은 맛집으로 유명하지요? 세븐일레븐 스스로도 7NOW의 경쟁력은 세븐일레븐만이 가진 풍부한 PB상품이라고 입을 모아요.
처음 7NOW를 오픈했을 때에도 젤 난감했던 것이 PB 제품들이 툭하면 품절 나는 거였어요. 다들 이걸 좀 편하게 구입하고 싶고, 매장에 들렀다가 ‘아 다 팔리고 없네’ 이런 허무한 경험을 하기 싫을 때 이용하는 게 7NOW 인 것이죠. 여기엔 재고가 연동되어 있으니까 어느 매장에 어느 디저트가 남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지요?
굉장히 스마트해 보이는 이 OMO 재고 연동 시스템이 사실 2020년 10월에야 완성되었다는 건 안비밀..ㅋㅋㅋ
고밀도 다점포 출점의 성과, 그리고 비싸게 받으세요
이 7NOW의 성공은 세븐일레븐이 추구해온 ‘고밀도 다점포’ 출점 전략과도 깊은 관련이 있어요. 전에 이온의 마이바스케토 설명하면서 잠깐 말씀 드렸지만, 일본 리테일들은 ‘도미넌트 출점’, 즉 특정 지역에 밀집해 들어가는 전략을 좋아해요.
특정 지역에 점포를 집중적으로 배치해, 그 지역의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인데요. 관리면에서 효율이 너무 좋아요. 왜냐면 트럭이 매장마다 물건을 떨굴 때도 다니는 동선이 좁아서 효율이 짱이구요. 다른 경쟁사 점포가 이 지역에 들어올 여지를 주지 않아버림으로서 그 지역 내에선 경쟁력을 키울 수 있어요.
그래서 보통 이온이나 세븐끕의 큰 리테일들도 광역으로 손님을 모으는 전략보다는 설정 상권 내에서 확실히 집객하는 걸 좋아해요. 즉, 서울에서 점포 열다가 광주에서 체인 문의 온다고 함부로 출점하지 않는 것이죠.
이 전략은 처음 가맹점주를 모을 때부터 잘 설명하지 않으면 정말 돌 맞아요… ㅠㅠㅠ 내가 열심히 가게 내고 있는데 본사에서 도미넌트 한답시고 100m 안에 가게를 내주면 나는 뭐가 됨요..? 세븐일레븐은 이 전략을 처음부터 공표하고 가맹점을 모았어요.
매장이 이렇게 형성되어 있다보니 7NOW도 동선 효율이 너무 좋은 거예요. 차량 하나가 커버해야 할 5-7개 편의점이 오밀조밀... ㅋㅋㅋ
“아니, 그럼 가맹점주는 뭐가 된단 말입니까. 호구입니까?”
그게 신기한 게.. 참.. 세븐일레븐은 PB가 워낙 잘 팔리다보니.. 한정된 고객을 이웃 가게랑 나눠먹는다는 생각을 하기엔 판매가 너무나 충분했던 것이죠.
그리고 소비자가 7NOW를 이용할 때, 위치 기반으로 근처 편의점이 할당되긴 하지만, 만약 원하는 PB가 품절이면 특정 반경, 즉, 배달권 내에서 다른 편의점을 탭해서 주문할 수가 있거든요. 그리고 이 판매는 모두 해당 가맹점 매출이어서 본사가 각 가맹점들을 지원하고 있는 형태예요.
또 하나 세븐일레븐이 잘한 건 이 7NOW 제품들을 더 비싸게 받는단 거요. 이걸 더 싸게 받아버리면 내가 내 시장 망치는 거예요. 오프라인 매출을 돈이 더 드는 온라인 매출로 전환할 때에는 당근 더 받아야쥬..?
소비자도 “아, 내가 편하게 쇼핑하려면 더 내야 하는구나”라 생각해야 선순환이지 밑도 끝도 없이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더 싸야지”란 선입견을 가지면 안되는 세상이랍니다. 탄소는 다 누가 뿜고 다니는데요? 누구 땜시..? 당신이 앉아서 이커머스를 시키기 때문이잖아..? <– 조금은 이런 각성이 필요한 시기랄까…
우리나라도 이제 퀵커머스가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너무 빨리 시장을 차지하려는 생각에 저가 플레이 같은 거 하지 말고, 세븐일레븐처럼 서서히 파일럿 했으면요. 결국은 시장이 커지고 더 벌자고 하는 것이지 내살 깎아먹으려고 하는 건 아니니까 말이죠.
이렇게 놓고 보면 참 대단한 세븐일레븐이지유? 하지만.. ㅋㅋㅋ 이토요카도랑 백화점 사업으로 가면 이 기업도 겁나 우울하답니다.. 모두를 잘해낼 순 없는가봐요. ㅋㅋㅋ 이제 백화점 사업을 팔아 뻐린다고 했으니깐 형편이 좀 나을 지도요~
전 낼 또 올게유~ 휘리릭!
교정 : 하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