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데일리트렌드 글을 쓰면서 해외 여러 미디어들로부터 멋진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여러 미디어 종사자들이 데일리트렌드를 이용하는 걸 반기고 있습니다만, 이런 정책을 오해하는 분들도 있는 듯 합니다.
어제 작가로 활동 중인 한 회원의 아이디를 중지시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가지 제가 생각하는 기준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다른 미디어들에게도 기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같은 주제’에 대한 논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
어느 미디어가 어떤 기업의 사례를 먼저 썼다고 해서 다른 미디어들이 쓰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미디어 기업들은 동시다발적으로 같은 사례들을 써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그 사례의 주인공이 지금 한창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을 때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이런 시의적 사례의 경우, 문장은 모두 다르겠지만 내용도 비슷할 수 있습니다. 사례의 주인공이 되는 기업들이 공개하는 자료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지요.
보통 문제가 되는 지점은 아래와 같은 경우입니다.
때로 저는 사례를 ‘발굴’합니다. 지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사례는 아니지만, 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 제 독자들이 고민하고 있는 난제에 열쇠가 될 수 있는 사례들을 뒤져서 적합한 사례들을 찾아내 스터디합니다.
물론 이런 글들이라고 해서 저만 쓸 수 있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만약 그런 주장을 한다면, 그건 컨텐츠 산업의 풍요로움을 틀어막는 지나치게 완고한 행위일 것입니다. 다만, 여기에는 지켜야 할 몇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 종사자가 다른 미디어를 참고할 때 지켜야 할 것
미디어 종사자가 다른 미디어의 글을 읽고 깊은 영감을 얻어 나만의 스터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나의 스터디’는 아래와 같은 모양을 취하고 있습니다. 즉, 타인의 글에서 얻은 영감을 토대로 스스로 더 많은 스터디를 한 거지요.

아마 미디어 종사자라면, 이런 글을 읽고 감복한 경우가 있었을 겁니다. ‘아, 나는 이렇게 분석했지만, 이 친구의 분석은 또 다르군!’ 하면서요. 우리가 컨텐츠 산업 내에서 서로 다르게 작용하며 제대로 ‘기여’하고 있다는 일종의 동질감을 느끼는 순간이란 아마 이런 때겠지요.
그런데 보통 미묘해지는 지점은 이런 겁니다.
타인의 글에 플러스 알파가 없는 글, 추가적 스터디없이 재정리된 모양새의 글이랄까요?
이런 글들 또한 어쩌다 한 두개만 존재한다면, 우리는 여기서도 그다지 불쾌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런 우연 쯤은 세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으니까요.

진실로 불쾌해지는 지점은, 이것이 반복적일 때입니다.
예를 들면, 제 글 예닐곱개가 또다른 버전의 예닐곱개 컨텐츠가 되어 다른 미디어에 게재되는 걸 보게 될 때죠.

컨텐츠 산업은 모두가 ‘페어플레이’에 입각할 때 비로소 건강한 인더스트리로 자리잡을 수 있어요. ‘카피는 아니다’라고 말하며 습관적 체리피커가 된다면, 작가라는 직함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이 되겠습니까.
우리는 우연하지 않은 중복의 의미를 알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수준에 맞추지 말고 ‘미덕’의 기준에 맞출 수 있어야 합니다.
그대로 쓰고 싶은 미디어가 있을 때의 해법
때로 그 미디어의 글이 너무 좋아서 다른 스터디가 더 필요없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상대에게 ‘협업’ 제안을 하는 것입니다.
미디어 산업에 오래 종사했다면, ‘도저히 내가 쓸 수 없는 글을 쓰는 친구들’을 알아보는 능력이 생겼을 겁니다. 어떤 인더스트리에서건 자기 글을 오래 써본 사람이라면 나와 전혀 다른 관점으로 글을 쓰는 친구들에게 매료되어 봤을 겁니다.
그의 글이 탐날 때에는 아마 이미 그의 팬인 겁니다.
부끄러워 마시고, 같이 컨텐츠 제휴를 해보자고 제안해보세요. 거절당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만약 좋은 파트너가 된다면 그가 가진 나와는 전혀 다른 DNA가 내 미디어에 신선한 비타민이 되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