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둥~ 아니타님의 새로운 칼럼이 시작됐어요~
오늘과 내일, #독일에서 #전하는 #비건라이프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요즘 독일에선 이런 말이 있대요.
“베를린에서 핫하려면 비건이 되어야 한다”
ㅋㅋㅋ 먼 말인지 함 들어볼까유?
edited by 하지영
안녕하세요? 2020년에는 독일에서 소식을 전하게 된 패션 TMI, Anitaa입니다.
독일에서 살게 된 지 벌써 10개월. 먹고 입고 사는 모든 생활 방식에서 환경과 지구를 생각하는 ‘미래에 대한 배려’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매일 실감하고 있어요.
가장 저렴한 상품을 취급하는 대형 마트에도 하루가 다르게 유기농, 공정무역, 비건 상품이 증가하는 모습은 이방인인 제 눈에도 확연히 보이고 있어요.
채식주의, 식문화를 뛰어넘어 핫한 소비 키워드로 부상
이번 칼럼에서는 오늘부터 양일간 바로 그 비건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비건(Vegan)은 식품에만 해당하는 영역이 아니라 뷰티, 패션, 생활 용품을 비롯한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는데요.
독일을 비롯해 전 세계의 채식 인구가 급증하면서, 비건은 식문화에만 한정되지 않은 ‘핫한 소비 키워드’로 부상했어요. 영국의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19년을 ‘채식주의자의 해’로 선언하기도 했어요.
제가 즐겨 이용하는 대형 마트들의 요즘 행보를 보면, 유럽 최대 슈퍼마켓 체인이자 저렴한 식료품을 판매하는 Aldi가 2019년 가장 채식 친화적인 유통업체로 선정되었고, Lidl은 대안 육류 코너를 비롯한 비건, 유기농 푸드 코너를 확대하고 있어요. 이곳의 대형 마트가 제게 작은 충격을 주었던 점은 Vegan(비건), Fair Trade(공정무역), Bio(유기농) 상품들이 다양하게, 저렴하게 그리고 당연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었어요.


비건의 개념에는 개개인의 건강한 삶과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는 의식, 우리의 생태계를 둘러싼 모든 것을 존중하는 인식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한 윤리적 소비가 확산되면서 이제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어요. 이런 라이프 스타일은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과 결합하여 미래를 생각하는 일상의 문화로 이어져가고 있어요.
비건은 음식에 한정된 하나의 트렌드가 아닌 ‘돈 되는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독일 채식주의자 협회에 따르면, 독일의 채식 인구(계란 등 유제품은 먹는, 덜 철저한 채식주의자 포함)가 800만 명에 이르고 있다는데요. 이는 독일 전체 인구 8,000만 명 중 10%에 달하는 엄청난 숫자로 유럽뿐 아니라 세계 최대의 채식 시장이라고 해요.

우리나라도 어느덧 채식 인구가 100만~150만 명으로 2008년 15만 명에서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해요. 그 중 100% 비건 인구도 50만 명이나 된다고 해요. 국내에서 2016년 처음 500명이 모였던 비건 페스티벌에 3년이 지난 5회에는 10,000명이 함께 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비건에 관련된 인프라는 아직도 부족한 상황이에요.
그럼 독일과 우리나라의 비건 라이프, 함께 들여다 볼까요? 이번 편에서는 밀레니얼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독일의 비건 라이프 비즈니스, “푸드 중심“으로 볼게요.

■밀레니얼 세대 덕분에 급성장한 비건 라이프 비즈니스
1.Vegan Food
비건 음식은 “몸에 좋고 윤리적이며 환경 오염을 막을 수 있고 품질도 좋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가운데, 독일의 비건(채식) 식품 시장은 유기농 식품 산업의 한 부류에서 이제는 성장 단계로 발전하여, 유기농(Bio) 식품 시장 매출액이 2018년 19억 6,000만 달러(한화 약 2조 2,000억 원)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해요. 독일은 비거니즘 트렌드의 중심지이자 비건 산업의 선두 국가로, 유럽 전체에서 독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1위라고 해요.
·일상 깊숙이 식생활 일부로 자리 잡은 유기농, 비건 문화. 비건 전문 슈퍼 체인, Veganz(베간츠)
독일 베를린의 쉬벨바이너 거리는 비건 로드로 불리는 비건의 성지라고 하는데요. 이곳에 유럽 최초의 비건 전문 마켓 체인 베간츠(Veganz)가 2011년 오픈하여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어요.
비엔나, 프라하 등 유럽 10곳의 오프라인 매장과 유럽 26개 국 10,000개 이상의 매장에서 베간츠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요. 베간츠에는 비건 식품뿐 아니라 관련 생활 용품까지 함께 구비되어 있어요.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알디, 바이오 마트 같은 곳에서 쉽게 베간츠 제품을 만나볼 수 있어요.


·프랑크푸르트에서 하루 한 끼 비건 체험, Vevay 비건 카페 & 레스토랑
독일에서는 어느 레스토랑에 가도 꼭 베지테리언을 위한 메뉴, 알러지 체크 등 세분화된 메뉴를 통한 취향과 건강에 대한 배려가 기본인데요, 채식주의자의 성지인 베를린만큼 많지는 않지만, 제가 사는 프랑크푸르트 시내의 비건 레스토랑에 가서 ‘하루 한 끼 비건 체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괴테 생가 근처의 리사이클링 브랜드 ‘프라이탁’ 플래그십 스토어 바로 옆에 자리한 ‘VeVay’. 비건과 베지테리언을 위한 메뉴로만 구성된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이었어요.
아담하고 소박하게 꾸며진 ‘VeVay’는 ‘Go healthy’를 표방하고 있는데요, 100% 비건식, 베지테리언, 글루텐 프리로 나뉘어진 메뉴는 Bio(유기농), 슈퍼 푸드(스피루리나, 아보카도, 견과류 등) 샐러드 보울, 대체 육류 버거, 샌드위치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음료도 디톡스, 에너지 부스터, 유기농 티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조금 과장하자면 이곳의 메뉴대로만 계속 먹으면 가볍고 건강해지는 건 시간 문제일 것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위를 둘러보니 각자 다양한 메뉴로 식사하고 있었는데 대부분 디톡스 스무디와 함께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점원에게 적당한 메뉴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해서, Vegetarian(베지테리언) 메뉴인 유기농 계란과 염소젖 치즈, 야채가 곁들여진 구운 아보카도 빵을 주문했어요. 가격은 7.9유로(한화 약 10,000원)로 많이 비싼 편은 아니면서, 가벼운 한 끼로는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러나 이 레스토랑에 모여든 사람들처럼 매 끼 즐겨 먹기에는 좀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건 제가 아직 처음이라 그렇겠죠? 이곳의 음식을 먹으니 그동안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졌다는 게 느껴졌어요.

아무래도 저는 Flexitarian(플렉시테리언: 비건 채식을 지향하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육식도 하는 채식주의자)부터 시도하는 게 좋겠어요.
2.Vegan food tour(비건 푸드 투어)
“베를린에서 쿨해지려면 비건(엄격한 채식주의자)이 되어야 합니다.” (“It’s certainly fashionable, if you really want to be cool in Berlin, you’ve got to be vegan”)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이제 단순히 먹는 것을 뛰어넘어 특별한 채식 경험을 하는 ‘비건 푸드 투어’도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 주목 받고 있어요.
현재 유럽에서 가장 핫한 도시, 채식 자체를 쿨한 문화로 받아들이는 베를린이야말로 진정한 비건 푸드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요.

2017년 시작된 유럽의 5개 도시를 대표하는 정통 비건 요리와 그들만의 문화를 경험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기반의 여행 스타트업 비건 푸드 투어.
바르셀로나, 런던, 암스테르담, 로마, 리스본 등 각 도시마다의 특별한 비건 푸드를 먹으며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여행을 함께 한다는데요. 제 눈길을 끌었던 상품은 런던 캠든 타운의 비건 길거리 음식 투어였어요. 이제는 여행 상품도 취향 중심으로 세분화되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유럽의 젊은 밀레니얼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제 건강을 위한 먹거리뿐 아니라 옷,가방, 신발을 살 때에도 동물 가죽이 어떻게 사용됐는지를 철저히 따지는 윤리 소비, 가치 소비가 확산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유럽의 비건 시장은 이제 패션, 뷰티, 리빙 등 라이프 스타일 영역 전반으로 자리 잡고 있어요.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도 흐름을 함께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온라인 푸드 마켓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비건 푸드 시장. 밀레니얼의 취향과 경험에 교감하는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는데요, 다음 편에서 이어 알아보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