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럭셔리 업계 최고의 관심사는 #구찌 의 미래전략이에요. #발렌티노 출신 디렉터를 영입한 구찌의 미래는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요? #Retviews 가 ‘데이터’로 도출해본 구찌의 미래 전략을 함 살펴볼까요?
7년간의 알레산드로 미켈레 시대 구찌가 막을 내렸습니다. 구찌의 새로운 디렉터 사바토 데 사르노가 만들어갈 구찌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이 무성한데요. 사르노는 돌체앤가바나, 프라다, 발렌티노에서 지난 13년 동안 남녀 레디투웨어를 이끈 바 있고, 발렌티노 디렉터 Pierpaolo Piccioli의 “오른팔”로 알려져 있어요. 한 소식통에 따르면 사르노는 발렌티노에서 Piccioli의 작업에 보다 커머셜하고 현대적인 미학을 도입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Kering이 그리는 ‘Post-Michele 시대’의 구찌는 어떤 모습일까요? 몇 가지 흥미로운 분석이 있어 모아보았습니다.
먼저, 디지털 컨설팅 회사 Lectra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Retviews가 구찌와 발렌티노가 전개했던 제품 및 가격 전략을 조사하고 비교했습니다.
Retviews의 첫 번째 분석은, 발렌티노에 비해 구찌의 콜라보레이션이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것입니다. 구찌가 노스페이스나 아디다스와 진행한 콜라보는 훨씬 낮은 가격대로 구찌의 소비자층을 확대할 수 있었죠. 발렌티노도 몽클레르나 버켄스탁 등과 콜라보를 진행했지만, 가격의 문턱이 너무 높았습니다.
구찌와 발렌티노의 두 번째 차이점은, 액세서리 제품의 비중인데요. Retviews에 따르면, 구찌의 액세서리 assortment(출시한 제품 디자인 수) 비중은 최근 주얼리 컬렉션의 성장세와 함께 42%를 차지하며 발렌티노의 23%보다 훨씬 높은 점유를 보이고 있어요.
Retview 분석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럭셔리 브랜들의 주요 판매 품목인 가죽 제품 assortment에 관한 것이었어요. 이 가죽 제품의 수에 있어서는 발렌티노가 24%, 프라다 31%인 반면, 구찌는 15%를 차지하며 시장 평균인 28%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즉, 핵심 제품인 가죽 제품의 가짓수가 다른 명품 브랜드에 대해 상당히 부족하다는 의미로 귀결됩니다.

그런데 Statista에 따르면, 구찌에서 가죽 제품의 ‘매출’ 비중은 52%나 됩니다. 시계와 주얼리는 5%밖에 안돼요. 즉, 구찌는 제품 100개 중에 15개를 차지하는 가죽 제품이 매출의 52%를 만드는 거에요.

게다가 구찌는 가죽 제품의 가격도 경쟁 제품보다 저렴해요. Retview가 구찌의 GG 마몬트 모델과 비슷한 숄더백 가격을 비교했는데요, 유럽에서의 가격을 보면, 구찌가 $2,120(€1,976)로 발렌티노 로만 스터드 백 $2,438(€2,272), 프라다 시스템 나파 백 $3,392(€3,162)보다 항상 낮은 가격대로 형성되어 있죠.
적은 가짓수의 디자인으로 싸게 많이 파는 건 ‘대중적인’ 전략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럭셔리가 가야 할 길은 아니죠.
FashionNetwork의 도미니크 뮈레는 이러한 적은 가짓수의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들이 과거엔 구찌가 대중적으로 확산되는 데는 성공적이었을 수 있다고 해요. 하지만 Kering은 향후 구찌가 더 고급 럭셔리로 재포지셔닝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앞으로 구찌 내에서 가죽 제품의 다양성을 다른 브랜드 수준으로 올리고 더 고가를 지향할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아울러 위의 Assorment 셰어와 매출 셰어를 비교해보면,매출이 5%에 불과한 주얼리에 42%나 되는 가짓수의 제품들이 포진되어 있는데요. 이걸 보면 아마도 구찌가 주얼리를 전략 아이템으로 키우겠다고 작정한 듯합니다. 지금은 매출 비중이 5%지만 향후 더 높은 비중으로 끌어올리려구요.
또, 스타일 측면에서는 미니멀하고 클래식하게 접근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요. 사르노가 처음으로 선보일 24S/S 컬렉션은 미켈레가 그동안 보여왔던 화려함과 절충주의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돼요. Retviews는 지난해 구찌가 발렌티노보다 블랙, 그레이, 베이지, 화이트와 같은 활용도 높은 뉴트럴 컬러를 23% 적게 사용했다고 분석하고 있어요. 하지만 최근 프라다, 보테가 베네타 같은 브랜드들이 클래식한 컬러와 현대적인 클린함을 선보이며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죠.
결론적으로, Retviews의 조사를 통해 도미니크 뮈레는 구찌가 소비자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을 지속하고, 가죽 제품의 다양성과 가격을 끌어올리며, 미니멀하고 클래식한 컬렉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어요.
한편, WWD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구찌의 행보를 다음과 같이 예측합니다.
패션 사이클을 믿는 사람들은 역사는 반복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피비 필로의 셀린이 미니멀리즘을 가져오고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2015 가을 남성복 구찌 컬렉션으로 맥시멀리즘을 가져왔던 것처럼 패션계를 뒤흔들고 향후 수년간 패션 미학을 지배할 컬렉션을 기대하고 있어요.

미켈레 없이 진행된 2023 F/W 남성복 컬렉션은 업계의 관행대로 인-하우스 디자이너들에 의해 발표되었고, 8년 전 프리다 지아니니가 떠나자마자 미켈레가 완전히 새롭게 선보였던 파격적인 행보는 따르지 않았어요. 일단 미켈레의 맥시멀리즘에서 벗어나 좀 더 커머셜하고 섹시한 컬렉션을 선보이는 정도였죠.

노드스트롬의 총괄 부사장인 Sam Lobban은 최근 고객들이 구찌가 만들어갈 이탈리안 럭셔리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어떤 변화가 펼쳐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판단을 유보했어요.
그러나 일부 변화의 씨앗이 싹을 틔운 것 같은데요. 최근 공개된 다코타 존슨의 재키 1961 백 캠페인이 브랜드 방향성의 암시일지도 모르죠. 미켈레의 환상 세계에서 내려와 좀 더 쉽고 현실적이며 섹시한 이미지로 전환되었어요.

브라운즈(Brown’s)의 바잉 디렉터 Ida Petersson은 고객들이 미켈레의 구찌 자체에 피로감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판타지와 상업적 요소 사이의 간극’ 이 있었다며, 이것이 가장 중요한 변화 포인트일 것이라고 전했어요. ‘판매’ 측면에서 브랜드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판타지, 스테이트먼트 피스, 커머셜 피스의 균형’을 강조하면서, 꿈을 팔기 위해서는 판타지와 스테이트먼트 피스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판매는 커머셜하고 착용하기 쉬운 제품에서 일어난다고 강조했죠.
니만 마커스와 버그도프 굿맨의 남성 패션 디렉터인 Bruce Pask는 컬렉션에서 예측불가능한 요소를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바이어이자 머천다이저로서 우리는 항상 우리를 놀라게 하고 흥분시키는 컬렉션을 찾고 있으며, 럭셔리를 찾는 우리 고객의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관점을 원한다.”고 언급했어요.
한편, 구찌의 남성복 단독 쇼 복귀는 미켈레가 떠나기 전에 결정되었지만, 이는 남성복에 대한 케링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핵심 요소이기도 해요. 미켈레의 젠더리스 디자인은 영향력은 있었지만 구찌의 남성복 사업 기회를 놓치게 한 부분이에요.
Pask는 “최근 몇 년 동안 남성복 사업은 디자이너 레디투웨어, 슈즈, 액세서리 모두에서 놀라운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남성복 단독 쇼를 선보이기로 한 구찌의 결정은 브랜드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패션 환경과 비즈니스에서 남성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입니다”라고 전했어요.
Rinascente의 패션 책임자 Federica Montelli 또한 사르노의 임기 중에 남성복 사업이 주요 강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죠.
하지만 여전히 브랜드가 무엇을 할 것인지보다는 누가 할 것인가도 중요한 패션 업계에서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스키아파렐리의 다지엘 로즈베리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구찌 내부의 오래된 사내 후보들도 제치며 구찌 디렉터로 선정된 사바토 데 사르노가 전문가들이 예측한 그 이상을 선보이기를 우리 모두 기대하고 있습니다.
교정: 하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