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콘텐츠마케팅 이야기입니다~
마케터라면 늘 연구하게 되는 주제인 콘텐츠.
#샤넬 은 샤넬이라 참 잘해요.
#젠몬 은 젠몬이라 참 잘해요.
edited by 하지영
벌써 네 번째 칼럼이네요! 이번에는 모든 마케터(+마케팅 해보고 싶은 직장인)들의 꿈인 콘텐츠 마케팅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얼마 전 마케터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된 페북 콘텐츠가 있었죠. 바로 샤넬이 어버이날 시즌을 맞이하여 SNS에 올린 콘텐츠인데요.
어린이들이 드로잉한 듯한 샤넬 제품을 키 비쥬얼로 삼아 어버이날 기획전을 페이스북 스폰서드 광고로 돌린 게 크게 화제가 되었어요.
위의 페북 게시글을 보면 좋아요 약 3천 개, 댓글은 1천 개 정도 달릴 정도로 이슈가 되었습니다. 어떤 마케터는 샤넬이 왜 이런 페이스북 광고를 돌리는지, 효율은 어떤지 깊게 분석하기도 했는데요.
사실 럭셔리의 광고와 콘텐츠를 퍼포먼스 관점에서 보는 것은 절반만 맞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럭셔리 광고의 목적은 매출보다는 이미지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의 이슈화를 우선으로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드로잉 콘텐츠는 이미 작년 어버이날 시즌에서도 등장했던 비쥬얼입니다. 작년부터 봐왔던 저는 이번 시즌 그림을 보고 아~ 작년보다 그림을 좀 더 잘 그렸네 정도로 생각했던 반면, 올해 처음 샤넬의 광고를 접했던 분들은 그 충격이 작년의 저만큼 크게 다가왔던 것 같네요. “럭셔리가 이렇게 대충 그린 그림으로 광고를 한다고?” 라고요.

이 콘텐츠를 보고 “우리 브랜드도 가정의 달인데 김 팀장 아들 시켜서 우리 제품 좀 크레파스로 그리고 김대리가 페이스북 광고도 좀 돌려봐” 라고 말하는 분들은 부디 없으시길 바랍니다. 이건 샤넬이니까 가능한 콘텐츠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콘텐츠로 제품, 서비스, 프로모션을 이슈화 시키려면 내 브랜드와 맞는 옷을 입었을 때 가장 빛난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브랜드의 역사, 내 브랜드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들. 그런 것들에서 시작해야 진정한 오리지널리티를 갖고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콘텐츠가 될 수 있겠죠.
어버이날을 어린이의 눈으로 본다는 관점 같은 것들을 잘 습득해서 우리 브랜드에 적용해보는 건 꽤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디 너무 겉으로 보이는 것만 똑같이 따라해서 이슈도 안 되고 부정적인 바이럴만 얻는 사건으로 만들지 마시길 바랍니다.
두 번째 콘텐츠는 블랙핑크 제니와 함께 한 젠틀몬스터의 젠틀 홈 컬렉션입니다.
이미 발매 전부터 제니의 감각적인 화보로 이슈를 만들었던 젠틀홈 컬렉션은 공식 오픈되고 나서 더 크게 화제가 되었죠. 제니의 집에 초대 받은 느낌의 화보는 자가격리가 일상이 된 코로나 시대에 곧잘 어울리는 콘텐츠였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는 제니와 마치 직접 스마트폰으로 채팅을 하듯이 콘텐츠를 둘러볼 수 있게 제작되어 있으니 꼭 들어가서 이것저것 둘러보시길. 해외 광고제에서 수상하더라도 손색없을 수준의 개발까지 완벽하게 구현된 사이트 크리에이티브거든요.
그리고 젠틀홈 컬렉션이 공식 오픈한지 며칠이 지난 5월 2일, 제니의 개인 인스타그램엔 “9 ways to style with your Jentlemonster”라는 이름의, 방에서 찍은 셀피 컨셉의 젠몬 화보가 무려 9개의 게시글로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자가격리 시대에 Zoom의 영상통화, 집에서 노는 문화, 모델들의 셀프 화보 등을 한데 묶은 트렌디한 컨셉의 화보는 전 세계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었고 Mtv에서는 “She’s an innovator”라는 댓글을 남길 정도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제니의 화보는 국내 아이돌 콘텐츠를 다루는 가장 큰 페이지인 아이돌 이슈에도 올라와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화제가 되었고요.
저는 사실 젠틀홈 공식 화보나 사이트 크리에이티브까지는 젠몬이 늘 하던 거여서 그런가보다 하면서 봤었는데요. 젠몬 셀프 화보가 제니 개인 계정에 올라온 걸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모델이 개인 계정에 화보를 9개나 올린다는 건 계약 비즈니스 관계를 떠나 모델과 클라이언트가 엄청나게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을 때나 가능한 부분이거든요. (항상 새로운 것, 세상에 없는 비쥬얼을 추구하는 젠틀몬스터의 컨셉이 제니의 마음을 움직여서였을지, 의외로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어서 비즈니스 때문에 올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는 올해의 가장 좋은 콘텐츠 마케팅을 꼽으라고 한다면 젠틀몬스터의 젠틀홈 캠페인을 꼽을 것 같네요.
랜선 콘텐츠라는 시대의 흐름을 잘 읽은 부분, 공식 브랜드 계정이 아닌 모델 계정을 콘텐츠 릴리즈 채널로 잡은 부분, 그러면서 제품의 존재감이 여전히 살아있는 기획력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 마치며…
샤넬과 젠틀몬스터의 성공적인 콘텐츠들은 우연히 나온 결과물이 아닙니다.
회의 시간에 아이데이션 하나도 안 해오고 아무 말이나 툭툭 던지다가, 어디서 본 다른 콘텐츠를 레퍼런스 삼아 그대로 베끼다가, 그러다 우연히 얻어걸린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일 겁니다.
브랜드가 일관되게 해왔던 작업 방식, 지향점, 아이덴티티, 브랜드의 역사, 그 모든 것들을 고려하며 새롭게 쌓아올린 콘텐츠이고, 그런 일관성을 유지했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는 파괴력 있는 콘텐츠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봉준호 감독이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말을 인용하며 말했죠.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라고.
파랑새를 멀리서 찾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우리 브랜드라는 토대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콘텐츠를 시도하길 바라겠습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샤넬이나 젠몬처럼 세계적으로 이슈되는 컨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