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스몰토픽 이에요~
요즘 저랑 비슷한 일 하시려는 분들이 제법 많으신 듯요.
“쿠팡 물류와 한국적 특성, 어떻게 생각하세요?”란 질문을 받았답니다.
좋은 글 쓰고 싶으신 분만 읽어보세유~
얼마 전에 제게 그런 말을 하신 분이 있었답니다. 저랑 비슷한 일을 하고자 하시는 분이었어요.
“전 쿠팡이 한국에서 잘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쿠팡의 엄청난 물류비용을 문제삼는데요. 전 한국을 미국과 비교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땅덩이가 큰 나라의 경우고 배송비도 우리보다 비싸지만, 우리나라는 면적이 작고 배송비가 비싸지 않아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그분 왈, 미국은 인구밀도가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고 외곽으로 나가면 대부분 단독주택에 살아서 배송이 쉽지 않지만 한국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도 많아서 집중적으로 배달할 수 있는 구조기 때문에 이커머스에 승산이 있다구요.
맞는 이야기예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이커머스는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어요. 아래는 Oberlo한 곳에서 집계한 이커머스 마켓 사이즈 랭킹인데요. 한국이 일본 바로 아래쥬..? 독일 바로 위구요.

일본 인구가 1억 2천만, 한국이 5천만, 독일이 8300만 정도예요. 우리의 이커머스 사이즈는 우리보다 인구가 2배 넘게 많은 일본과는 거의 맞먹고, 우리보다 1,5배 큰 독일보다 훨 커요.
어떤 산업이 성장한다는 건 어느 기업 하나가 특별나서라기 보다는 그 사회가 충분한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 분이 지적하신 대로, 한국은 풍부한 광속인터넷의 보급과 배달에 유리한 주거구조란 인프라 덕에 이커머스 마켓이 저렇게나 커질 수 있었어요.
그 분의 말씀을 저는 멋진 가설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쿠팡과 마켓컬리는 아직 수익을 못내고 있어요. 일리있는 가설이 있다고 해서, 기업이 과연 그런 가설을 믿고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릴 수 있을까요?
가설은 입증되기 전까지는 하나의 가능성이죠. 지금 마켓컬리와 쿠팡은 그 멋진 가설을 비즈니스로 입증해내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기업들이구요.
필드에서 분투하는 이들을 응원하는 방식은 여러가지 인데요.
“내가 세워 본 가설에 의하면, 너는 가능성이 있어. 난 널 믿어”라고 말해줄 수도 있고, “이런 저런 방법들이 지금 수익을 내고 있는 모양이야. 참고해볼래?”라고 말해줄 수도 있어요.”
이런 경우 전자와 후자가 토론을 벌일 이유는 없답니다. 옵저버들이 가설을 두고 미래가 어찌될 것인지를 토론하면 뭐하겠어요.
미래라는 건요. 지금 필드에서 죽어라 미래를 향해 뛰고 있는 주자들이 도착하는 곳이 미래일 뿐이에요.
그렇게 필드에서 뛰고 있는 이들이 더 나은 What To Do를 정하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 다양한 가설과 제안이 필요하죠.
그들에게 이 Race는요. 가설을 믿고 아무것도 안할 수도, 괜찮은 사례라고 해서 무조건 따라갈 수도 없는 막중하고도 운명적인 거랍니다. 수백수천의 직원들, 관련업체들, 투자자들을 이끌고 내릴 수 있는 결정의 폭은 의외로 크지 않거든요.
전 쿠팡의 최근 움직임들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요. 쿠팡플렉스나 C애비뉴 런칭 등은 모두 ‘마진’과의 싸움을 위해 기업이 구체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는 거죠. 마진 문제에 있어 쿠팡에겐 더 많은 시도가 필요해요. 기업이 현장에서 자신의 가설을 입증한다는 건 실제론 많은 시도와 실패를 거듭해본다는 거예요.
이런 기업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고 싶나요?
혹시 트렌드 관련 업을 하고 싶으시면요. 트렌드를 공부할 때 현학적 토론에 휩싸이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가설에 가설을 덧붙여 발전시키거나 토론하는 거요.
토론은 어떨 때 필요하냐면, 당신의 것도 아니고 내 것도 아닌, 우리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어떤 것이 있는데, 이것에 관해 우리의 결정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끌어가고 싶을 때 하는 거예요.
내 문제는 아니지만 지적 호기심 때문에 세워본 가설이라면, 내게 어떤 가설이 있을 때, 그 가설에 관계되는 사례를 찾아보세요. 사례를 하나 찾고 나서의 깨달음, 두개 찾고 나서의 깨달음이 각각 다르고.. 그 깨달음이 소중하면 소중할 수록, 더 많은 이와 나누고 싶어질 겁니다.
그런 순간에 비로소 ‘기여’에 눈을 뜨게 되요. 내 가설이 옳은가 그른가를 넘어선달까요?
그러면 비로소 ‘영감을 줄 수 있는 얘기’를 한다는 것과 ‘맞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의 차이를 알게 되요. 제 생각엔 이걸 깨닫는 게 지식사업의 첫번째 관문인 듯요.